(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지난해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를 휩쓴 린 그랜트(스웨덴)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첫 우승을 신고했다.
그랜트는 17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실베이니아의 하일랜드 메도스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LPGA투어 다나 오픈(총상금 175만 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쳐 4라운드 합계 21언더파 263타로 우승했다.
US여자오픈 챔피언 앨리슨 코푸즈(미국)의 추격을 3타차로 따돌린 그랜트는 LPGA투어에 새로운 강자로 등장했다.
그랜트는 지난해 LPGA투어 출전권을 확보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탓에 미국에 입국할 수 없어 미국 밖에서 열린 대회에만 출전했다.
6개 대회에서 4번 톱10에 들었던 그는 대신 LET에 집중, 4차례 우승을 차지해 신인왕과 대상을 한꺼번에 손에 넣었다.
올해도 LET에서 1승을 더해 통산 5승을 쌓았다.
그랜트는 올해 미국 방역 당국이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외국인에게도 입국을 허용하면서 미국 땅에서 열리는 LPGA투어 대회에 나서기 시작했다.
뱅크 오브 호프 매치플레이 4강으로 주목을 받았고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공동 20위에 올랐다.
US여자오픈에서 공동 53위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네 번째 미국 영토 대회 출전에서 우승을 따냈다.
6타차 넉넉한 여유를 안고 최종 라운드에 나선 그랜트는 이렇다 할 위기 없이 선두를 지켜 우승까지 내달렸다.
7번 홀까지 파 행진을 이어가다 8번 홀(파3)에서 첫 버디를 뽑아냈지만, 코푸즈와 격차는 여전히 6타차 그대로였다.
11번 (파4), 13번 홀(파4) 징검다리 버디를 잡아냈을 땐 격차는 더 벌어졌다.
코푸즈는 14∼18번 홀에서 버디 4개를 뽑아내며 막판 추격전을 벌였지만 타 수차를 3타로 줄이는 데 만족해야 했다. 코푸즈는 이날 보기 없이 6언더파 65타를 쳤다.
그랜트는 “우승하는 날을 여러 번 상상했다. 막상 우승하니 말이 안 나오면서도 왠지 익숙하다”고 말했다.
“큰 타수 차로 앞서고 있었지만, 어제 나처럼 누군가가 타수를 많이 줄일 수 있어 방심하지 않았다”는 그랜트는 “지금 컨디션이 최고다. 곧 이어질 (메이저대회) 에비앙 마스터스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뒤 2주 연속 우승 경쟁 끝에 준우승한 코푸즈는 “그랜트가 워낙 잘 쳐서 6타차를 따라잡는 건 어려웠다. 나는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6타를 줄인 린디 덩컨(미국)이 15언더파 269타로 3위에 올랐다.
한국 선수는 한명도 톱10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유해란과 이정은(34)이 공동 19위(8언더파 276타)로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다.
최혜진이 공동 23위(7언더파 277타)로 뒤를 이었고 세계랭킹 1위 고진영은 2언더파 69타를 쳐 공동 26위(6언더파 278타)에 그쳤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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