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처는 추격의 2세트…이길 수 있겠다는 생각 해”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를 물리치고 윔블던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우승을 차지한 스무 살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는 “꿈이 이뤄졌다”며 기뻐했다.
알카라스는 1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끝난 윔블던 남자 단식 결승에서 조코비치를 풀세트 혈투 끝에 3-2(1-6 7-6<8-6> 6-1 3-6 6-4)로 제압하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알카라스는 “노바크를 이기고 윔블던에서 우승하는 것은 테니스를 시작했을 때부터 꿈꿔온 일”이라면서 “지금은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스무 살이고 이런 상황을 많이 느껴보지 못했기 때문에 아마 한 5년 뒤에는 인생 최고의 순간이 바뀔 수 있을 것도 같다”고 농담하면서 “지금은 이 순간을 즐기겠다”고 말했다.
승부처로는 세트 점수 1-1로 균형을 맞춘 2세트를 꼽았다.
알카라스는 “쫓아갈 기회가 찾아오기를 기다려야 했다. 만약 2세트에서 졌다면 세 세트를 내리 내주며 경기에서 졌을 것”이라면서 “2세트 승리 덕에 자신감이 생겼고, 노바크를 이길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고 돌아봤다.
알카라스의 이날 승리는 20년 동안 테니스 코트를 지배해온 조코비치, 라파엘 나달(스페인), 로저 페더러(스위스)의 시대를 끝낸 사건으로 평가된다.
그동안 여러 ‘넥스트젠(차세대 선수)’이 이들 ‘빅3’의 지위를 위협했으나 그들을 거꾸러뜨리지는 못했다.
알카라스는 “솔직히 테니스의 새 세대가 아닌 나를 위해 승리했다”면서도 “차세대 선수들이 조코비치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은 나에게도 좋고 다른 선수들에게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고의 노바크를, 그의 무대인 윔블던에서, 10년간 무패였던 윔블던 센터코트에서 꺾은 사람이 된 것은 나에게 매우 놀라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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