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스포츠 김현희 기자) 16년 만에 사직구장에서 열린 올스타전에서 배출된 두 명의 MVP는 KBO리그의 현재와 미래를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해 볼 만하다.
15일 열린 올스타전에서 ‘미스터 올스타’에 선정된 채은성은 말이 필요 없는 한화의 간판타자. 지난해까지 LG 소속으로 ‘먼지가 쌓이듯’ 시나브로 실력을 쌓은 끝에 6년 총액 90억 이라는 대형 계약으로 한화 이글스로 이적했다. 비록 구단은 하위권을 전전했지만, 채은성은 90억이라는 돈값을 충실히 해내며 타율 0.291, 11홈런, 47타점이라는 준수한 기록을 세우고 있다.
특히, 채은성은 노시환 같은 젊은 선수들이 대형 타자로 자리잡을 수 있을 때까지 6년간 시간을 기다려줄 수 있다는 점에서 팀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은 투자라 할 수 있다. 큰 부상 없이 커리어 내내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는 것만으로도 채은성의 가치는 올라간다.
채은성의 활약은 그가 육성 선수 출신이라는 점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순천효천고 졸업 이후 LG 트윈스에 육성 선수로 입단한 채은성은 2009년 이후 무려 5년간 1군 기록이 없었다. 상무나 경찰 야구단 지원도 여의치 않아 현역으로 군복무를 마칠 정도였다. 그 정도로 인고의 시간을 거쳐 현재 한국 프로야구를 이끄는 4번 타자가 됐다는 것만으로도 후배들에게 귀감이 될 만하다. 말 그대로 ‘프로야구의 현재’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채은성이 한국 프로야구의 현재라면, 퓨쳐스리그 MVP에 선정된 김범석(LG)은 KBO리그의 미래라 할 수 있다.
김범석은 앞서 열린 퓨쳐스리그 올스타전에서 북부리그 올스타 대표로 참가, 4타수 2안타 4타점이라는 대활약으로 북부리그의 9-7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5회 말 2사 1, 2루 찬스에서 쐐기 쓰리런포를 날린 것을 비롯하여 8-7로 근소한 리드를 지킨 7회 말에는 또 다시 쐐기 타점을 기록하면서 이 날 최고의 선수임을 증명해 보였다. 당연히 MVP는 그의 몫이 됐다.
지난해 지명 당시부터 차명석 LG 단장은 “김범석이라는 고유 명사는 한국 야구의 대명사가 될 것이다.”라며 이래적으로 큰 기쁨을 표한 바 있다. 또한, 정성주 책임을 포함하여 백성진 스카우트 팀장 역시 “우리 순번까지 (김)범석이가 내려올 줄 몰랐다. 정말 큰 행운이다.”라며 상당한 만족감을 표한 바 있다. 다만, 아직 포수로서의 재능을 살리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 아직은 퓨쳐스리그에서 담금질에 한창이다. 그런데, 이번 올스타전 활약으로 간혹 1군에서 활약할 수 있는 바탕은 마련하게 됐다.
마침 LG 안방은 향후 4년간 박동원이 든든하게 지키게 된다. 4년이라는 기간은 김범석이 성장할 수 있도록 벌어주는 시간과 같다. 이렇게 자연스러운 세대 교체가 이루어지면, 차명석 단장의 바람처럼 LG는 김범석이라는 한국 야구의 대명사를 얻게 되는 셈이다. 즉, 퓨쳐스리그 올스타전을 통하여 야구팬들은 한국 야구의 미래를 먼저 본 셈이다.
고향 부산에서 본인의 가치를 드러낸 김범석이 후반기 시즌에는 어떠한 형태로 팀에 보탬이 될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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