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행복합니다.”
전 데이원 선수들의 오프 시즌 훈련이 한창 진행된 12일 고양보조체육관. 김승기 감독이 복귀한 그날 체육관 분위기는 활기찼고 밝았다. 반가운 얼굴도 있었다. 김 감독의 옆을 든든히 지킨 ‘제갈량’ 손규완 코치는 훈련 내내 선수들과 함께 뛰며 구슬땀을 흘렸다.
손 코치는 지난 10일부터 선수들과 함께 훈련했다. KBL로부터 훈련 참가가 가능하다는 승인을 받았고 그렇게 코트에서 선수들을 지도할 수 있었다. 김 감독의 바람이기도 했다.
훈련을 마친 뒤 만난 손 코치는 환한 미소로 취재진에게 다가왔다. 그는 “코트에 다시 선다는 게 이렇게 행복한지 몰랐다. 정말 행복하다”고 이야기했다.
김용빈 대우조선해양건설 회장, 그리고 허재와 박노하 전 데이원스포츠 대표가 만든 비극으로 인해 많은 이들이 피해를 받았고 김 감독과 코치들 역시 다르지 않았다. 선수들에 대한 동정 여론, 그리고 구제 방법에 대한 이야기가 한창 나올 때 감독과 코치들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었다.
특히 손 코치는 자신 역시 가장 큰 피해자임에도 선수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는 이유로 어떤 연락도 받지 않고 집에만 있었다. 그는 “많은 전화를 받았지만 지금은 이야기할 때가 아니라는 이유로 조심스럽게 거절했다. 누구에게도 답답한 마음을 꺼낼 수 없었다. 선수들에게는 너무 미안했다”며 “집 앞에서 그저 줄담배만 할 뿐이었다. 한숨만 늘었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그래서일까. 다시 코트에 선 손 코치의 표정은 즐거워 보였다. 오랜만에 재회한 선수들과의 훈련은 이제 당연한 것이 아닌 소중한 시간이 됐다. 선수들도 이런 마음을 아는지 적지 않은 훈련 시간에도 마지막까지 있는 힘을 다 쏟아내는 듯했다.
손 코치는 “선수들이 제대로 운동할 수 없는 상황임에도 몸을 잘 만들었다. 물론 훈련 초반부에는 다들 죽기 직전까지 갔다(웃음). 그래도 지난해 이러한 훈련을 경험한 선수들이 많고 (김)민욱이나 (함)준후 역시 KGC에서 함께한 경험이 있기에 우리의 스타일을 알고 있다. 훈련 과정은 좋다. 걱정 없다”고 말했다.
이제는 제10구단 창단이 현실화하는 일만 남았다. 대명소노그룹 지주사 소노인터내셔널은 오는 14일 KBL에 신규회원 가입을 위한 필요 서류를 공식 제출해야 한다. 이후 21일 이사회에서 최종 승인을 받으면 새로운 구단이 탄생한다.
현재 흐름만 보면 순조롭다. 데이원 때와는 분위기부터 다르다. 김 감독과 코치진을 내정한 것은 그들이 가진 자신감을 드러내는 하나의 일이었다.
손 코치는 “많은 분에게 감사하다. 이제 일만 잘 풀리면 된다. 그동안 (김승기)감독님과 선수들, 그리고 다른 모든 분 역시 고생이 많았다. 감사하게도 대명소노그룹에서 도움을 주시기로 했고 제10구단 창단만 되면 일은 천천히 잘 풀릴 수 있다. 앞으로 모든 일이 잘됐으면 한다”고 바랐다.
민준구 MK스포츠(kingmjg@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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