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시환 역대 3번째 최연소 홈런왕 도전…최정은 역대 최고령 홈런킹 출사표
페디는 류현진 이후 첫 평균자책점 1점대 노려…돌아온 알칸타라, 두산의 ‘파랑새’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핫코너를 지키는 신구 거포 3루수 노시환(22·한화 이글스)과 최정(36·SSG 랜더스)이 2023 한국프로야구 KBO리그 전반기에 뜨거운 홈런 경쟁을 펼쳤다.
마운드에서는 ‘스위퍼 전도사’ 에릭 페디(NC 다이노스)와 ‘돌아온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두산 베어스), ‘KBO 2년 차’ 애덤 플럿코(LG 트윈스) 등 외국인 투수가 자존심 싸움을 벌였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만을 남긴 13일 오전 현재 노시환과 최정은 홈런 19개로 이 부문 공동 선두를 달린다.
14살 차이 신구 거포의 홈런왕 대결은 ‘기록’과 맞물려 더 흥미롭다.
2000년 12월생인 노시환은 만 23세가 되기 전에 이번 시즌을 끝낸다.
역대 KBO리그에서 만 23세 이전에 홈런왕을 차지한 타자는 ‘만 21세’의 역대 최연소 홈런왕(1997년) 기록을 보유한 이승엽 현 두산 베어스 감독과 만 22세인 1990년에 타이틀을 얻은 장종훈 KBO 재능기부위원, 단 두 명뿐이다.
지난해까지 한 시즌 최다 홈런이 18개(2021년)였던 노시환은 올해 전반기에 이미 자신의 새 기록을 썼다. 후반기에도 기세를 이어가면 전설적인 홈런왕 이승엽, 장종훈에 이어 역대 3번째 어린 홈런왕으로 기록된다.
최정은 ‘친구’ 박병호(kt wiz)가 지난해에 세운 ‘최고령 홈런왕 기록’ 경신에 도전한다.
1986년 7월생인 박병호는 2022년 홈런왕에 올랐다. 36세 3개월로 래리 서튼 현 롯데 자이언츠 감독의 35세 5개월(2005년) 최고령 기록도 넘어섰다.
1987년 2월에 태어난 최정은 정규시즌 종료 예정 시점인 올해 10월에도 홈런 1위를 유지하면 36세 8개월로 박병호의 최고령 기록을 바꿔놓는다.
최정은 6월에 홈런 11개를 몰아쳤다.
왼쪽 허벅지 근육을 다쳐 7월에는 아직 홈런을 생산하지 못했지만, 부상이 심각하지는 않아 21일 시작하는 후반기부터 홈런 생산을 재개할 수 있다.
KBO가 시상하는 공격 8개 부문 중 최정은 홈런을 포함한 4개 부문에서 1위를 달린다.
타점(58개)과 장타율(0.577)은 단독 1위, 득점(64개)과 홈런은 공동 1위다.
최정의 다관왕 등극을 저지할 대항마도 노시환이다.
노시환은 타점 공동 2위(57개), 득점 4위(51개), 장타율 2위(0.560)로 최정을 맹추격하고 있다.
마운드를 살피면 평균자책점 1∼3위는 모두 외국인 투수다.
페디가 1.71로 반환점을 돌아 1.82로 시즌을 마친 2010년 류현진(당시 한화·현 토론토 블루제이스) 이후 13년 만에 ‘1점대 평균자책점’에 도전한다.
페디는 다승에서도 단독 1위(12승)에도 올랐다. 올 시즌 15번 등판하는 동안 9개 구단 상대로 승리를 거둬 10개 구단 체제 ‘최소 경기 전 구단 상대 승리 타이기록’도 세웠다.
2020년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알칸타라는 3년 만에 두산으로 돌아와 전반기에 9승 3패 평균자책점 2.03으로 잘 던졌다.
평균자책점 2위에 올랐고, 다승 공동 3위에 자리했다. 특히 플럿코와 더불어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 횟수 공동 1위(13회)를 달리며 이승엽 감독에게 승리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선사하고 큰 신뢰를 얻었다.
플럿코는 평균자책점 3위(2.21), 다승 2위(11승), 승률 1위(0.917)로 전반기를 마쳤다.
승운이 따르지 않았던 파이어볼러 안우진(키움 히어로즈·6승 5패 평균자책점 2.44)은 ‘동료의 도움을 받지 않아도 되는’ 탈삼진 부문에서 단독 1위(130개)에 올라 토종 선발의 자존심을 지켰다.
구원 부문은 SSG의 독주였다.
서진용은 25세이브로 개인 한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2022년 21개)을 일찌감치 넘어서며 단독 1위를 질주했고, 노경은은 18홀드로 홀드 1위를 지켰다.
2023년 전반기를 떠올리고 싶지 않은 선수도 꽤 많다.
한국 야구 역대 최고 마무리로 꼽히는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은 2승 3패 10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4.80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투구 감각을 되찾고자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선발 등판하는 등 부활을 위해 애썼지만, 전반기 내내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삼성 왼손 거포 오재일도 타율 0.183, 7홈런, 34타점으로 고전했고 2군에서 전반기 종료를 맞았다.
삼성은 투타 베테랑의 동반 부진 속에 최하위로 반환점을 돈다.
한국 야구의 미래로 꼽히는 강백호(kt)와 구창모(NC 다이노스)는 부상 탓에 자리를 너무 오래 비웠다.
구창모는 왼쪽 전완부(팔꿈치와 손목 사이) 굴곡근이 손상돼 6월 2일 이후 마운드에 서지 못하고 있다.
강백호는 11일 복귀하긴 했지만, 12일까지 단 51경기만 출전했다.
‘예비 메이저리거’ 이정후(키움)는 놀라운 회복력을 과시했다.
이정후는 4월 타율 0.218로 부진했지만, 이후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며 시즌 타율을 0.313으로 끌어 올렸다.
올 시즌이 끝나고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할 예정인 이정후는 후반기에 비상하면 몸값을 더 끌어올릴 수 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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