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프로당구 PBA는 지난 2019년 첫 출범한 뒤 올해 다섯 번째 시즌을 맞이했다. 나이는 다섯살이지만 몸 담은 선수들의 연륜은 만만찮다.
현재 프로무대에 진출해있는 선수들 중 호성적을 가진 스타들은 대개 4~50대의 나이를 형성하고 있다. 올 시즌 PBA 데뷔무대에 오르자마자 우승하며 돌풍을 일으킨 세미 세이기너(휴온스)는 만 59세, 사실상 환갑이다.
그 밖에도 쿠드롱, 산체스 등이 대표적인 ‘노익장’ 스타이며 최성원(휴온스), 이충복(하이원리조트), 조재호(NH농협카드), 강동궁(SK렌터카), 엄상필(블루원리조트), 황지원 등 쟁쟁한 선수들은 대개 40대가 넘는 연령대에도 전성기를 과시한다. LPBA에서도 김가영(하나카드), 히다 오리에(SK렌터카), 오수정, 김갑선 등 30 후반~40전후의 선수들이 연륜을 뽐내고 있다.
이처럼 당구판은 노장들이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그 아래 ‘영건’들이 잔잔하게 기량을 뽐내며 세대교체를 준비 중이다. 이 중 8~90년 중후반대 출생한 선수들은 점차 자리를 잡고 단단한 나무가 되어가고 있다.
기라성같은 선배들의 뒤를 이어갈 2000년대 이후 출생 선수는 누가 있을까?
■ 이반 마요르 (2001년생, 스페인)
‘스페인 영건’ 3인방 (안토니오 몬테스, 이반 마요르, 안드레스 카리온) 중 한 명으로 지난 22-23시즌 나란히 PBA에 입성했다. 이 중 몬테스는 93년생, 카리온은 95년생이고 마요르 홀로 2001년생으로 가장 막내둥이다. 막내지만 정상에 대한 꿈만큼은 누구보다 높다. 스페인 주니어 무대를 평정하고 ‘코리안 드림’을 품고 한국에 발을 디뎠다. 다만 아직 적응기는 필요해보인다. 지난 시즌 성적은 대개 128강에 그쳤고 22-23시즌 최고성적 32강(크라운해태 챔피언십)을 기록했다. 올 시즌 2차투어 ‘실크로드&안산 챔피언십’에서는 64강에서 멈췄다.
■ 김영원 (2007년생/ 22-23시즌 2~3부 투어, 1부투어 와일드카드 출전)
지난 해에도, 올해에도 PBA-LPBA를 통틀어 최연소다. 지난 해 갓 중학교를 졸업하고 PBA에 입문하며 반짝 ‘MZ돌풍’을 일으켰다. 3부투어인 챌린지투어부터 시작해 3차전에 준결승, 4차전은 8강까지 오르며 1부투어 와일드카드를 받아 웰컴저축은행 챔피언십과 크라운해태 챔피언십에 과감하게 나섰다. 당시 ‘PBA 챔프’ 다비드 사파타(블루원리조트), 조재호를 상대로 맞아 게임을 리드하고 승부치기까지 끌고가는 등 패기넘치는 기량을 선보여 기대주로서 눈도장을 찍었다.
■ 용현지 (2001년생, 하이원리조트)
나이는 어리지만 만 19세였던 20-21시즌부터 PBA에 뛰어든 엄연한 3년 차 프로다. 첫 데뷔 당시에는 128강에서 미끄러지는 등 잠시 적응기를 거쳤으나 바로 다음 시즌 TS샴푸 챔피언십에 곧바로 결승까지 뛰어오르는 괴력을 선보였다.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지만 직후 휴온스 챔피언십에서도 8강에 드는 등 선전했다. 다만 22-23시즌은 잠시 비틀하며 32~64강의 평균 성적을 냈다. 당 시즌 최고 성적은 웰컴저축은행 챔피언십에서 기록한 8강이다. 그러나 23-24시즌 2차투어에 다시 한번 결승까지 뛰어올라 스롱 피아비(블루원리조트)와 풀세트 명승부를 펼쳤다.
■ 한지은(2001년생, 에스와이그룹)
23-24시즌 프로 전향을 선언한 아마추어 1위 출신이다. 당구를 위해 고교까지 자퇴하는 열정을 보였고, 2019 버호벤 오픈 당시에는 여성선수 중 세계 최강으로 불리는 ‘철녀’ 테레사 크롬펜하우어까지 꺾으며 돌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PBA 데뷔전에서는 얄짤없이 PPQ에서 탈락하며 신입다운 걸음마를 뗐다. 2차투어에서는 벽을 깨고 32강까지 올라왔지만 노련한 전애린(휴온스)에게 등을 돌렸다. 그러나 기량이 이미 입증되었고 향후 성장세가 뚜렷한 선수 중 하나다.
■ 황민지(2001년생)
21-22시즌부터 데뷔해 차곡차곡 성적을 끌어올리고 있는 LPBA 막내 라인이다. 데뷔 시즌에는 모두 서바이벌에서 미끄러지며 별반 주목을 받지 못했다. 22-23시즌에도 최고 성적이 32강(NH농협카드 챔피언십)에서 그치며 적응기를 한참 보냈다. 그러나 23-24시즌 개막전 ‘경주 블루원리조트 챔피언십’에서 8강까지 성적을 쑥 끌어올려 팬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아쉽게도 2차투어에서는 PQ에서 3살 어린 권발해에게 패하며 한 발 물러났다.
■ 장가연(2004년생, 휴온스)
명실상부 이번 여자부 신입생 중 최고의 돌풍을 일으켰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LPBA 선수 중 가장 어리지만 집중력도, 실력도 막내급은 아니다. 아마추어 2위의 성적표를 들고 프로무대로 전향한 장가연은 데뷔전 ‘경주 블루원리조트 챔피언십’에서 단숨에 8강까지 치고 오르며 큰 이슈가 됐다. 다만 2차투어에서는 16강에서 김다희에 패하며 미끄러졌다. 단단한 멘탈로 무장한 막내가 오는 19일부터 열릴 3차투어 ‘하나카드 PBA-LPBA 챔피언십’에서는 어떤 돌풍을 보여줄지 눈을 모은다.
■ 권발해(2004년생)
장가연과 동갑내기로 한 시즌 앞서 22-23시즌 조용히 PBA 무대에 데뷔했다. 다만 데뷔 첫 시즌은 이렇다 할 돌풍을 일으키지 못했다. 한 시즌 내내 128강에서 고배를 마시다가 크라운해태 챔피언십때 64강에 진출한 것이 최고 성적이다. 그러나 서바이벌제가 사라진 올 시즌은 PPQ~PQ를 모두 통과하고 개막전과 2차투어 64강의 성적을 기록했다. 여기에 2차투어에서 황민지를 상대로 한 경기 가장 높은 애버리지인 1.786을 기록하며 ‘웰뱅톱랭킹’을 수상했다. 아직 나이가 어린데다 서바이벌제 폐지 이후 성적을 올리기 시작한 점을 감안하면 향후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
한편, 2차투어를 마친 PBA는 오는 19일부터 일산 킨텍스 전용구장에서 3차투어인 ‘하나카드 PBA-LPBA 챔피언십’을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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