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구력과 구속은 합격점…”정상 구속 얼마 남지 않았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두 번째 재활 경기에서 안정적인 투구를 펼친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곧바로 합류하지 않고 마이너리그에서 추가 재활 경기에 나설 전망이다.
캐나다 매체인 스포츠넷은 10일(한국시간) 류현진의 재활 경기 등판 소식을 알리며 “로스 앳킨스 토론토 단장은 최근 류현진이 빅리그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하기 위해선 80∼100개의 공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며 “류현진은 향후 몇 차례 더 마이너리그 경기에 출전해 투구 수 늘리기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류현진은 지난해 6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을 받은 뒤 1년 동안 재활에 전념했다.
그러고는 지난 5일 마이너리그 루키리그에 등판해 3이닝 4피안타, 5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고, 이날 루키리그보다 상위인 마이너리그 싱글A에서 4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류현진은 나흘 휴식 후 등판한 두 번째 재활 경기에서 1이닝을 늘렸고, 더 나은 성적을 올렸다.
빅리그 복귀의 기준이 될 수 있는 ‘제구력’과 ‘구속’은 합격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츠넷은 “37개의 공 중 27개는 스트라이크였으며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88.4마일(약 142.26㎞)이었다”고 전했다.
MLB에서 시속 140㎞ 초반대 직구는 느린 편이다.
그러나 류현진은 제구력으로 승부하는 투수라서 구속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지난 시즌 직구 평균 구속도 시속 144㎞에 불과했다.
MLB닷컴은 “류현진이 정상 구속을 찾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고 전했다.
문제는 ‘투구 수’다. 류현진은 지난 5일 루키리그 경기에서 42개의 공을 던졌지만, 이날은 37개에 그쳤다.
앳킨스 단장이 말한 투구 수 80∼100개와는 차이가 크다.
이유가 있다. 류현진은 이날 변화구 위주로 공을 던졌고, 상대 팀 타자들은 대부분 범타를 치면서 투구 수가 줄어들었다.
류현진은 이날 전체 투구 수의 절반 이상을 ‘주 무기’ 체인지업 시험에 쓴 것으로 알려졌다.
토머스 홀 프리랜서 기자에 따르면, 류현진은 이날 21개의 체인지업을 던졌다.
류현진은 앞으로 마이너리그 상위리그에서 더 많은 이닝, 더 많은 투구 수로 각종 구종과 몸 상태를 체크하며 마지막 단계에 돌입할 전망이다.
현지 매체들은 류현진의 빅리그 복귀 준비 과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스포츠넷은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한 투수들은 복귀까지 불규칙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지만, 류현진은 확실하게 올바른 방향을 보인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토론토는 (부진으로 이탈했던) 알렉 마노아가 복귀해 선발 로테이션 다섯 자리가 채워졌지만, 류현진의 복귀는 구단에 큰 힘이 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토론토 구단은 최근 마노아의 이탈로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가 비면서 류현진의 복귀가 필요했다.
그러나 마노아는 빠른 속도로 기량을 회복했고, 지난 8일 MLB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해 급한 불을 껐다.
류현진은 여유 있게 제 속도로 몸 상태를 끌어올릴 수 있는 환경이 됐다.
아울러 토론토 구단은 10일 디트로이트전을 끝으로 전반기 일정을 마무리했다.
토론토는 후반기 일정을 시작하는 15일부터 선발 로테이션을 다시 운용한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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