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가 월드컵 4강에 오를 것이라고는 다들 예상하지 못했다. 이번에는 우리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끈 대한민국 여자축구 대표팀은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이티와의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축구 월드컵 출정식 및 평가전에서 2-1 역전 승리, 마지막 모의고사를 잘 마쳤다.
대한민국의 승리를 이끈 건 에이스이자 리빙 레전드 지소연이었다. 그는 페널티킥 동점골, 그리고 장슬기의 원더골을 돕는 정확한 프리킥 패스로 자신이 왜 최고인지를 증명했다.
145번째 A매치에 출전한 지소연은 67번째 골을 기록하며 대한민국 여자축구의 새 역사를 썼다. 현재 그보다 많이 A매치에 나선 선수, 많은 골을 넣은 선수는 없다.
월드컵 출전은 세 번째다. 2015 캐나다월드컵을 시작으로 2019 프랑스월드컵, 그리고 이번 호주-뉴질랜드월드컵까지 출전한다. 최고 성적은 16강. 이번에는 8강을 목표로 달릴 예정이다.
지소연은 “10년 만에 상암에서 경기를 뛰어 너무 기뻤다. 또 많은 팬이 함께한 월드컵 출정식이었기에 의미가 있었다”며 “굉장히 오랜만에 A매치에서 득점했다. (조)소현 언니가 만들어줬다. 대표팀은 많은 책임감이 따르는 자리다. 오랜 시간 뛸 수 있었고 내가 걸어온 이 길이 뿌듯하다. 이제는 어린 선수가 치고 나와 나는 물론 소현 언니보다 더 많이 뛸 수 있는 선수가 나오기를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10일 호주로 떠나는데 아직 보완해야 할 점이 굉장히 많다. 아이티전을 승리로 마무리해 기뻤고 앞으로 남은 2주 동안 착실히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한민국은 아시아의 강자이지만 세계 무대에선 아직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벨 감독은 아이티전 이후 WK리그에선 피지컬과 스피드를 갖춘 선수들과 제대로 경쟁하기 힘들다는 현실을 언급하기도 했다. 해외에 진출한 선수들이 많아지고 있어 경쟁력은 좋아지고 있지만 결국 국내 리그 경쟁력이 높아져야 한다는 걸 꼬집은 부분이기도 하다.
지소연은 이에 대해 “최유리, 손화연, 그리고 강채림과 같이 빠른 선수는 있다. 다만 유럽 선수들과의 피지컬 차이는 분명히 있다. 그래도 경쟁력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17세 이하 선수들과 함께 훈련했는데 능력이 있고 경쟁력도 있다. 어린 선수들과 처음 훈련해봤는데 나의 어린 시절과 비교해봐도 기술이 좋다. 잘 성장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소연은 월드컵 출정식에서 2022 카타르월드컵 4강에 오르며 대이변을 일으킨 모로코를 언급했다. 그는 9127명의 팬들 앞에서 “지난 (카타르)월드컵에서 모로코가 대이변을 일으켰는데 이번 월드컵에선 대한민국이 대이변을 일으킬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지소연은 “다들 모로코가 월드컵 4강에 오를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굵직한 대회에선 그런 이변들이 항상 나온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우리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또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준비를 잘했다. 콜롬비아전에 잘 집중해야 할 것 같다”고 바라봤다.
더불어 “월드컵 출정식을 잘 준비해주셔서 행복한 마음으로 경기할 수 있었다. AOMG 분들도 와주셔서 분위기 역시 좋았다. 9000여명의 많은 과중이 와주셨다. 그분들이 다음 A매치에도 경기장을 찾아주실 수 있도록 좋은 경기를 할 것이고 또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끝으로 지소연은 “아이티와 경기한다고 했을 때 솔직히 전혀 몰랐다. 그런데 영상을 보고 막상 뛰어 보니 여자축구가 정말 많이 올라왔다고 생각했다. 월드컵 출전국이 24개에서 32개로 늘기도 했다. 우리가 올라온 만큼 다른 팀도 올라왔다고 본다. 힘든 도전이 될 것이다. 그래도 준비했던 것을 바탕으로 멋지게 도전하겠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민준구 MK스포츠(kingmjg@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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