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가 오는 9월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하계 아시안게임에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을 초청하기로 공식 승인한 가운데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는 어떠한 공식 초청도 아직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9일(한국시간) 타스 통신에 따르면, 스타니슬라프 포즈드냐코프 ROC 위원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자국 선수들을 초청한다는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OCA는 전날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 최대 500명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도록 승인했다.
이는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침공 조력국 벨라루스를 국제 사회가 제재한 이래 1년 넘게 국제 대회에 참가하지 못한 두 나라 선수의 2024 파리 올림픽 출전을 돕기 위한 조처다.
아시안게임을 주관하는 OCA는 회원국 45개 나라와 조율 없이 지난 3월 일방적으로 두 나라 선수를 초청하겠다고 밝혀 논란을 빚었고, 사실상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의 파리 올림픽 출전 길을 터준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OCA의 방침에 반색했다.
OCA는 태국 방콕에서 열린 총회에서 7일 새 의장을 선출하고 8일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의 아시안게임 초청도 확정 지었다.
유럽 대륙의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중립국 자격으로 출전하며 메달 수여 대상에서 제외된다.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이 어떤 종목에 출전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포즈드냐코프 ROC 위원장은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의 파리 올림픽 예선 참가를 허용한) IOC의 권고에도 이와 관련한 실체적인 결정은 수 개월간 이뤄지지 않았다”며 “아직 아시안게임 초청을 못 받은 가운데 가상의 옵션을 고려하고 논의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평했다.
IOC와 OCA가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의 국제 대회 복귀를 추진 중이나 각 종목 올림픽 예선과 본선 경기를 운영하며 실질적인 열쇠를 쥔 종목별 국제 스포츠단체(IF)가 뚜렷한 결정을 내리지 않아 교착 상태에 빠졌다는 불만으로 해석된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물론 내년 파리 올림픽에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를 출전하게 할지 말지는 전적으로 IF가 결정한다.
포즈드냐코프 위원장은 확실한 방침이 없다는 점을 들어 “아시안게임 개막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라 (우리) 선수들이 필요한 결과를 얻기 위해 충분히 훈련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선수단 구성, 재정·수송 문제 등은 말할 것도 없다”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IOC는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이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려면 두 나라 군대와 연계된 사실이 없어야 하며, 단체전에는 참가할 수 없고 개인전에만 중립 자격으로 나설 수 있다고 못 박았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도 비슷한 조건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9월 23일 개막한다.
cany9900@yna.co.kr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