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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여자 선수들·축구협회 ‘처우 갈등’ 봉합…억만장자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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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축구연맹 모체페 회장, 재단 통해 ‘월드컵 수당’ 기부

남아공 여자축구 선수들
남아공 여자축구 선수들

[A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처우 문제로 빚어진 남아프리카공화국축구협회와 여자 대표팀 선수들 사이 갈등이 억만장자의 개입으로 해소됐다.

AP, AFP통신에 따르면 아프리카축구연맹(CAF)의 퍼트리스 모체페 회장이 설립한 모체페 재단은 5일(현지시간) 남아공 선수들의 2023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출전 수당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모체페 회장과 함께 재단을 세운 부인 프레셔스 모체페는 이날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성평등을 실현하기 위해 행동할 때가 됐다”며 기부 취지를 설명했다.

미국 경제 매체 포브스에 따르면 모체페 회장의 재산은 약 3조1천억원으로 추산된다.

기부를 통해 재원을 확보한 남아공축구협회는 선수들에게 1인당 23만 랜드(약 1천600만원)를 대회 참가 수당으로 보장하기로 했다.

여기에 국제축구연맹(FIFA)이 이번 여자 월드컵에 참가하는 선수들 전체에 약속한 ‘1인당 최소 3만달러’ 상금을 더하면 남아공 선수들은 적어도 4천600만원가량은 보장받게 됐다.

지지 코드와 남아공 체육부 장관도 “여자 대표 선수들도 자부심을 갖고 이 나라를 대표한다. 이들 역시 남자 대표 선수들처럼 자격이 있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회와 선수협회 모두에 함께 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우려는 걷혔고, 이제 우리 여자 대표팀은 월드컵에 집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퍼트리스 모체페 아프리카축구연맹 회장
퍼트리스 모체페 아프리카축구연맹 회장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지난 2일 남아공 여자 대표팀 선수들은 보츠와나와 평가전에 불참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4위 남아공은 지난해 여자 네이션스컵에서 우승하며 아프리카 정상에 섰지만, 결국 150위 보츠와나에 0-5로 졌다.

대표 선수들의 ‘태업’으로 대체 선수들을 출전시켰기 때문이다. 남아공축구협회는 대체 선수 중에 13세 유소년 선수를 포함할 정도로 어렵게 팀을 꾸렸다.

월드컵에 나갈 선수들은 보츠와나전 하프타임에 도착해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남아공 선수협회 톨라가니오 가오슈벨웨 회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여자 국가대표 선수들에 대한 처우가 열악하다”며 “이들은 자신의 권리를 위해 싸우는 것”이라고 지지를 보였다.

남아공 여자 대표팀 선수들의 처우 문제가 부각된 건 2010년대 중반까지 간판선수였던 포샤 모다이스가 지난해 언론을 통해 국가대표팀 경기 수당으로 20달러가량을 받은 적이 있다고 고백하면서다.

2015년까지 15년간 대표 선수로 뛴 모다이스는 돈이 없어 판잣집에서 산 적도 있다며 협회가 여자 선수들에 대한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하게 요구했다.

모다이스는 A매치 124경기에 출전, 101골을 기록한 남아공의 ‘레전드’다.

지난해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우승을 차지한 남아공 선수단
지난해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우승을 차지한 남아공 선수단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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