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혁의 롤모델 홀름이 기자회견 진행…우상혁에게 한국말로 “감사합니다” 인사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스마일 점퍼’ 우상혁(27·용인시청)이 스톡홀름 다이아몬드리그 공식 기자회견에 초청받아 ‘우상’ 스테판 홀름(47·스웨덴)의 질문을 받았다.
스웨덴 육상연맹은 대회 하루 전인 1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우상혁이 출전하는 스톡홀름 다이아몬드리그 남자 높이뛰기 경기는 현지시간 2일 오후 5시 25분, 한국시간으로 3일 오전 0시 25분에 시작한다.
세계육상연맹이 집계하는 남자 높이뛰기 랭킹 포인트 단독 1위(1천376점), 기록 공동 1위(2m33) 우상혁도 기자회견에 초청받았다.
우상혁은 도쿄 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공동 1위 장마르코 탬베리(이탈리아), 우사인 볼트(자메이카) 은퇴 후 가장 인기 있는 육상 선수인 장대높이뛰기 아먼드 듀플랜티스(스웨덴)와 나란히 앉았다.
현역 선수보다 우상혁을 들뜨게 한 건, ‘사회자’ 홀름이었다.
홀름은 이날 ‘도약 종목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홀름은 우상혁을 바라보며 “지난주에 올 시즌 공동 1위 기록을 작성했다. 기분이 어떤가. 스웨덴에 온 건 처음인가”라고 물었다.
우상혁은 “지난주(6월 25일) 한국 정선에서 2m33을 넘었고, (실패하긴 했지만) 2m37에도 도전했다”며 “스웨덴을 처음 찾았다. 이곳에서 다이아몬드리그 경기를 치르게 돼 기쁘다”고 답했다.
홀름은 “올해 두 차례 다이아몬드리그에서 모두 2위를 했다. 이번 대회 목표는 무엇인가”라고 질문을 이어갔다.
우상혁은 “1위를 하는 것도 좋지만, 함께 출전한 선수들과 재밌는 경쟁하는 게 높이뛰기만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며 “순위는 나중에 생각하고, 출전한 선수 모두 좋은 기록을 내면서 즐겁게 경쟁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홀름이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하자, 우상혁은 웃으며 화답했다.
우상혁은 세계적인 점퍼로 도약하기 전부터 스웨덴의 높이뛰기 영웅 홀름을 자신의 ‘우상’으로 꼽았다.
그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준비하던 2016년 7월 26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사실 나는 높이뛰기에 최적화한 신체를 가지지 못했다. (교통사고로 발을 다쳐) 양쪽 발의 크기가 다르기도 하지만, 키(188㎝)도 작은 편이다”라며 “하지만 작은 키로도 성공한 선수가 많다. 홀름 선수를 가장 좋아한다. 내 롤모델”이라고 밝혔다.
홀름은 181㎝ 작은 키로도 2004년 아테네 올림픽(2m36)에서 우승했고, 개인 최고 2m40을 뛰었다. 실외 세계선수권에서 은메달 1개(2003년)를 땄고, 세계실내선수권 4회 우승(2001, 2003, 2004, 2008년) 기록도 보유했다.
우상혁이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올림픽에서 2m35를 넘어 4위를 차지하면서, 홀름도 우상혁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우상혁은 도쿄올림픽이 끝난 뒤 홀름이 자신의 SNS 게시물을 공유한 걸 확인한 뒤 “오마이갓, 나의 롤모델 Stefan Holm(스테판 홀름)이 맞팔이라니. 저는 성덕입니다”라고 감격하기도 했다.
2022년 3월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세계실내선수권에서는 우상혁이 2m34를 넘어 우승했고, 홀름이 시상자로 나서서 우상혁에게 금메달을 건넸다.
당시 우상혁은 “홀름에게 금메달을 받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분이 좋았다. ‘내가 정말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했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2022년 유진 세계선수권 2위(2m35)를 차지하고, 월드 랭킹 포인트 1위에 오르는 등 ‘세계 최정상급 점퍼’의 입지를 굳힌 우상혁은 스톡홀름에서 ‘우상’ 홀름과 다시 만났다.
올해 5월 도하, 6월 로마·피렌체 다이아몬드리그에서 2위를 한 우상혁은 ‘홀름의 땅’ 스톡홀름에서 올해 첫 다이아몬드리그 우승에 도전한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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