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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신지애 “제2의 전성기? 첫 번째 전성기도 진행형이라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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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애(35·스리본드). (KLPGA 제공)
신지애(35·스리본드). (KLPGA 제공)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전성기가 끊긴 적이 없다고 생각해서…”

‘제 2의 전성기’를 묻는 말에 신지애(35·스리본드)가 이렇게 말하며 멋쩍게 웃었다. 그는 “늘 하던대로 경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발전을 위해 열심히 훈련했고, 경기에선 매 순간 최선을 다가기 때문에 결과에 따른 후회는 없다”고 했다.

신지애는 ‘살아있는 전설’이다. 그는 2005년 아마추어 신분으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SK 엔크린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한 것을 시작으로, 2006년부터 3년간 KLPGA에서만 19승을 쓸어담으며 국내 무대를 평정했다.

이후 미국무대로 진출해 메이저 2승을 포함한 11승을 기록했고 2014년부터는 일본으로 무대를 옮겨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2011년과 지난해를 제외하고는 매년 최소 1승 이상을 올렸으며 한국, 미국, 일본, 유럽, 대만, 호주투어 등을 통틀어 개인 통산 64승을 기록하고 있다.

이 정도로 화려한 업적을 쌓은 그이기에 ‘전성기’가 끊긴 적 없다는 생각 또한 동의가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래도 팔꿈치 수술을 받은 탓에 잠시 시즌을 중단하고, 11년만에 우승 없는 한해를 보냈던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는 확실히 달라진 모습이다.

그는 올 2월 호주여자프로골프(WPGA)투어 빅토리아 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본 무대’인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에선 개막전 다이킨 오키드 레이디스와 이달 어스 몬다민컵까지 2승을 챙겼다. 현재까지 JLPGA 메르세데스(대상)와 상금, 평균 타수 등에서 모두 2위를 달리고 있다.

신지애는 “사실 작년에도 우승권에서 찬스가 있었다. 다만 트로피가 없었을 뿐이었다”면서 “올해는 시즌 전 오랜만에 해외에서 전지훈련을 하며 실전 감각과 근력, 체력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했다. 준비를 열심히 하다보니 결정적일 때 집중력이 더 좋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렸을 때도 그랬지만 지금도 마찬가지다. 연습을 충분하게 하고 준비가 돼 있으면 경기 중 어떤 상황이 와도 흔들리지 않는다”면서 “내 자신을 믿고 불안감을 느끼지 않아야 ‘멘탈’을 잘 잡을 수 있다. 준비가 잘 됐다면, 결과에 따른 후회도 없다”고 말했다.

신지애(35·스리본드). (KLPGA 제공)
신지애(35·스리본드). (KLPGA 제공)

신지애도 어느덧 30대 중반의 ‘베테랑’이 됐다. 특별한 공백기도 없이 18년째 쉼없이 기량을 유지하고 있는 그는 여전히 골프가 재미있다고 했다.

신지애는 “기량이 뛰어난 후배 선수들이 많아졌기 때문에 나 역시 변화한 환경에 적응해야한다”면서 “경기를 뛸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니 모든 대회가 즐겁고, 한 번씩 찾아오는 우승 기회는 소중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오랜 시간을 달려온만큼 쌓아온 업적도 대단하다. KLPGA투어 역대 최다 20승(아마추어 1승 제외), LPGA 11승, JLPGA 29승 등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다.

정작 신지애가 우승보다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 기록은 ‘연속 컷 통과’ 기록이다. 그는 현재까지 KLPGA투어 58개 대회에 출전해 단 한 번도 컷 탈락한 적이 없다.

신지애는 “우승은 이번 기회를 놓쳐도 다음 기회가 있는데, 컷 통과 기록은 한 번 삐끗하면 끊어지는 것이라 더 애착이 간다”면서 “한 경기만으로 일군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부심이 크다”고 말했다.

신지애의 다음 목표는 JLPGA투어 영구 시드 획득이다. 통산 30승을 따내면 영구 시드를 획득할 수 있다. 신지애는 이미 30승을 거뒀지만 이 중 비회원으로 우승한 2008년 요코하마 타이어 PRGR 레이디스와 2010년 미즈노 클래식이 포함되지 않아 2승이 더 필요하다.

그는 “꼭 올해 이루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반드시 해내고픈 욕심이 있다”면서 “한국 선수 중에서는 최초의 기록이기 때문에 지금은 그 목표를 바라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지애(35·스리본드). /뉴스1 DB ⓒ News1 구윤성 기자
신지애(35·스리본드). /뉴스1 DB ⓒ News1 구윤성 기자

어느덧 선수 황혼기를 보내고 있지만 아직 ‘은퇴’를 생각하기엔 이르다고 했다.

신지애는 “많은 시간이 남았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끝을 말하기엔 많이 이른 것 같다”면서 “쉽지 않은 운동이지만 아직도 열정을 가지고 있다. 가끔 힘들 땐 전시회, 뮤지컬 관람 같은 취미생활을 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감정과 열정을 느끼려고 한다”고 말했다.

신지애는 당장 다음주 열리는 LPGA투어 US 여자 오픈에 출전한다. 최근의 좋은 감각을 감안하면 우승도 노려볼 법 하지만 고개를 저었다.

그는 “메인투어(일본)에 대한 목표가 뚜렷하기 때문에 US 여자 오픈은 오랜만에 반가운 친구들을 만나는 게 더 의미 있다”면서 “부담은 내려놓되 메이저대회의 긴장감을 즐기면서 하다보면 의외로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신지애는 ‘프로’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선수로 남고 싶다고 했다. 경기장에서의 진중함과 집중력, 경기장 밖에서의 말 한 마디, 행동 하나하나까지 신중하게 선택해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싶다는 것이다.

그는 “후배들이 믿고 따를 수 있는 선수, 팬들이 봤을 때도 ‘정말 프로페셔널하다’고 칭찬해준다면 더 할 나위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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