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선에서 역전패당했던 우즈베크 꺾어 기뻐”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우즈베키스탄을 준결승에서 만나고 일본을 결승에서 상대하는 스토리를 상상했는데, 현실이 됐습니다.”
21년 만의 아시아축구연맹(AFC) 17세 이하(U-17) 아시안컵 우승 도전에 나선 한국 U-17 축구 대표팀의 변성환 감독은 “어떤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너무 기쁘다”라고 흥분했다.
변 감독이 이끄는 한국 U-17 축구 대표팀은 29일(현지시간) 태국 빠툼타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AFC U-17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백인우(용인시축구센터 U-18)의 프리킥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승리했다.
결승에 진출한 태극전사들은 한국시간으로 7월 2일 오후 9시 태국 빠툼타니 스타디움에서 일본과 21년 만의 챔피언 복귀를 놓고 한판 대결을 펼친다. 일본은 준결승에서 이란을 3-0으로 이기고 결승에 올랐다.
변성환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지금 기분은 어떤 말로도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너무 좋다”라며 “오늘 경기는 사실 너무 힘든 경기였다. 내용과 결과를 모두 잡기에 체력에 문제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주축 선수 몇몇이 정상 컨디션이 아니어서 병원에서 치료받고 경기에 투입되기도 했다. 여러 어려움 속에서 선수들이 자기 역할을 잘해줘서 승리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변 감독은 우즈베키스탄 격파를 위해 선수들에게 ‘충격 요법’을 썼다고 웃음을 지었다.
그는 “우즈베키스탄은 이번 대회 지역 예선에서 우리가 역전패당했던 팀”이라며 “전략과 전술 이외에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줄 수 있나 고민했다”라며 “당시 우즈베키스탄에 패한 뒤 제가 느낀 감정을 일기장에 적었는데, 그것을 선수들에게 공개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내용이 너무 처절하고 가슴 아팠다. 두 번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은 느낌을 적었다”라며 “선수들에게 미팅 시간에 보여줬다. 우즈베키스탄이 준결승에 올라오길 간절히 원했고, 운명처럼 대진이 완성됐다. 절대 지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선수들과 한마음이 돼 승리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결승골을 터트린 백인우에 대해선 “공식 석상에서 특정 선수를 언급하는 것은 팀 운영에 쉽지 않은 부분이 있다”라며 “그래도 백인우는 우리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반짝반짝’하지는 않지만, 결정적일 때 팀 공헌도가 높은 선수”라고 칭찬했다.
‘숙명의 한일전’으로 결승 대진이 완성된 것에 대해서도 “지난해 6월 일본과 친선전에서 0-3으로 패했다. 이번 대회를 치르기 전에 4강은 우즈베키스탄과 결승은 일본과 만나는 스토리를 상상했다”라며 “그게 현실로 이뤄졌다. 일본과 결승전은 아주 치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변 감독은 “두 팀 모두 전력이 모두 노출됐다. 이제 이틀의 시간 동안 누가 더 회복을 잘하느냐에 승패가 갈릴 것으로 생각된다”고 강조했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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