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중앙을 책임지는 이다현(21·현대건설)은 올해로 태극마크를 단 지 3년째가 됐다.
미들 블로커 이다현은 재작년 문명화(GS칼텍스)가 부상으로 낙마하면서 2021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출전 기회를 얻었다.
당시 V리그 3년 차였던 이다현은 대선배이자 간판스타인 김연경(흥국생명)의 활약을 옆에서 지켜보며 귀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그로부터 2년이 흐른 지금, 상황은 완전히 달라져 있다.
2021년에 열린 도쿄 올림픽을 끝으로 태극마크를 내려놓은 김연경은 어드바이저(고문) 자격으로 대표팀 벤치를 지키고 있고, 이다현은 이제 대표팀의 주축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나 상황은 녹록지 않다. 대표팀은 지난 29일 도미니카공화국전 패배로 올해 VNL 10연패,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25연패를 당했다.
김연경이 이끌었던 2021년 대표팀은 김수지, 김희진 등 주전 선수들의 이탈 악재 속에도 3승 12패를 거뒀다.
도미니카공화국전을 마치고 만난 이다현은 “연경 언니가 빠지고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과정이 1, 2년 안에 될 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저희의 스타일을 빨리 잡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연경, 양효진, 김수지가 국가대표에서 은퇴한 것은 약 2년이 흐르긴 했지만, 이들 없이 치렀던 첫 국제대회는 작년 6월에 치른 VNL이었기 때문에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다현은 “국제 레벨에 맞추기 위해 저희가 해야 할 것들이 몇 가지 있다”며 “신체적으로 뒤처지기 때문에 서브 공략을 잘해서 하이볼을 유도해 이단 공격을 끌어내는 시스템을 연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록 대표팀이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지만 자기 자신은 국가대표 생활을 통해 성장하는 느낌을 받는다고 했다.
이다현은 “대표팀에 와서 영광스럽다고 생각한 이유 중 하나는 외국인 스태프와 연습한다는 점”이라며 “100∼200%의 집중력으로 국제 레벨에 맞추기 위한 연습을 하기 때문에 국내 (훈련) 시스템과는 확실히 차이가 있다. 그런 면에서 많이 배운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주부터 한국에서 열리고 있는 VNL 3주 차 경기에서도 연패를 끊지 못한 것에 대해선 고개를 숙였다.
그는 “한국 팬 분들이 많이 와주시는데도 뭔가 해보지도 못하고 지는 모습을 보여드려 안타깝고 속상하다”고 했다.
bin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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