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신임 감독 전 구단 경기 집중분석…”준비한 대로 잘 돼”
(광주=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광주FC의 지략가 이정효 감독이 ‘빅클럽’ 전북 현대의 새 외국인 감독을 상대로 펼친 지략대결에서 ‘완승’을 거뒀다.
광주는 24일 광주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19라운드 홈 경기에서 전북에 2-0으로 승리했다.
전북은 이날 경기가 루마니아 출신 단 페트레스쿠 감독의 K리그 데뷔전이었다.
올 시즌 승격팀 광주의 돌풍을 지휘하며 ‘전략가’로 이름을 높이고 있는 이정효 감독은 전북 전을 앞두고 페트레스쿠 감독이 이전에 지휘한 루마니아 클루지의 경기를 집중적으로 분석했다고 한다.
이정효 감독은 페트레스쿠 감독이 직선적이며 선 굵은 축구를 한다는 점을 파악하고 ‘맞춤형 수비 전술’을 준비했다.
전북의 장신 공격수 구스타보를 겨냥해 날아들 롱볼과 크로스에 대비해 위험지역에서의 수비를 상황별로 세세하게 가다듬었다.
구스타보가 직접 마무리 지을 가능성에 더해 그가 머리로 떨구는 세컨드 볼이 다른 전북 공격수의 찬스로 이어질 상황에 대해서도 하나하나 준비해 나갔다.
무엇보다 선수들에게 강조한 것은 ‘인내심’이었다.
올 시즌 부진하다지만 전북 공격진의 중량감은 K리그1 최고 수준이다. 광주 수비진이 범하는 한 번의 실수를 곧바로 득점으로 연결할 수 있는 게 전북 공격진이었다.
이정효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무엇보다도 수비할 때는 역습에 대한 생각은 버리라고 했다. 동료가 공을 확실하게 가질 때까지 인내를 가지고 기다렸다가 튀어 나가라고 했는데 그런 부분까지 잘 됐다”며 흡족해했다.
이어 “골키퍼 이준이 잘해줬고, 전체적인 수비 조직력도 좋았다”면서 “공격에서는 경기 중 몇 차례 포지션 변경이 있었는데 선수들이 새 역할을 충실하게 해줬다”고 칭찬했다.
칭찬만 한 것은 아니다. 후반에 교체로 들어간 엄지성과 이건희에 대해 따끔한 메시지를 던졌다. 이건희는 쐐기 골을 넣었는데도 이정효 감독의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
이정효 감독은 “이기고 있더라도 완벽한 골 기회를 만들지 못하면 다시 만들어야 하는데, 엄지성과 이건희는 경기 잘 풀릴 때와 안 될 때 이 부분에서 차이가 난다”면서 “성장에 안 좋은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정효 감독은 후반전 전북 선수들과 충돌한 수비수 티모에 대해서도 “상대를 존중할 줄 아는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옥에 티였다”면서 “내가 먼저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광주는 오는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를 대한축구협회 FA컵 8강전에서 전북과 또 한 번 맞붙는다.
이정효 감독은 이 경기에서 완전한 1군을 내보내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우리에게는 리그가 더 중요하다. 내달 2일 홈 경기를 준비해야 한다”면서 “FA컵에는 그간 기회를 받지 못한 선수 중 준비를 잘한 선수에게 기회를 주겠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FA컵에서도 당연히 이겨야 한다”면서 “준비한 선수들이 있다. 큰 걱정 안 한다”고 말했다.
ahs@yna.co.kr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