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5선발을 누구에게 맡겨야 할까.
박진만 감독이 지휘하는 삼성 라이온즈는 시즌 개막부터 지금까지 5선발 걱정을 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개막 5선발은 양창섭이었다. 그러나 양창섭이 별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이후 퓨처스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던 허윤동, 최하늘도 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나마 호투를 펼쳤던 이재희는 국군체육부대(상무)로 떠났다.
이후 김대우와 황동재도 기회를 받았다. 나쁘지 않았다. 그렇지만 박진만 감독은 이 선수를 생각하고 있었다. 바로 지난 12일 상무에서 돌아온 좌완 최채흥이었다. 입대 직전 1군 88경기에 나서 26승 22패 4홀드 평균자책 4.18을 기록했다. 특히 2020시즌에는 11승으로 두 자릿수 승수를 챙긴 적도 있다.
상무에서 꾸준하게 경기를 소화했다. 2022시즌 10경기 7승 평균자책 1.79로 호투를 펼쳤고, 2023시즌에도 5경기 1승 1패 평균자책 5.40으로 직전 시즌에 비해 다소 기복이 있었지만 그래도 전역 전 마지막 등판에서는 3이닝 무실점(7일 KIA전) 기록을 보이며 기대감을 샀다.
최채흥은 12일 전역했다. 그리고 전역 다음 날인 13일, 잠실 LG 트윈스전에 바로 선발로 나섰다. 당시 최채흥은 5.1이닝 3피안타 2볼넷 2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비록 팀이 패하며 최채흥의 호투는 빛이 바랬지만, 최채흥의 투구 내용은 100점 만점을 줘도 부족함이 없었다.
박진만 감독도 “5선발에서 ‘5’를 빼고, 선발 로테이션 한 축을 담당해도 될 정도의 투구 내용을 보여줬다. 든든하게 잘 봤다. 부담이 있었을 텐데. 잘했다. 커맨드가 확실히 달라졌다. 마운드에서 자신감도 붙었다”라고 칭찬했다.
최채흥도 “이제 선발로서 풀타임을 볼 수 있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지며 힘차게 말했다.
그러나 이게 무슨 일인가. 기대했던 최채흥이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복귀 두 번째 등판이었던 18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4.2이닝 10피안타 2볼넷 3탈삼진 5실점으로 무너졌다.
그리고 24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도 반등은 없었다. 4.2이닝 9피안타(2피홈런) 1볼넷 6실점을 기록했다. 피홈런 두 방을 맞은 것도 뼈아프며, 팀이 6-1로 앞선 5회에만 무려 5점을 줬다는 부분도 아쉬웠다. 5회 2아웃까지 잘 잡았다. 그러나 추신수에게 우전 안타, 최지훈에게 투런포, 최정에게 중전 안타, 기예르모 에레디아에게 우전 안타, 김강민에게 볼넷까지. 5연속 출루 허용 후 마운드를 김대우에게 넘겨줬다. 좋지 않은 모습을 다 보여줬다. 5선발로서 안정감을 기대했지만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 복귀 후 3경기 14.2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11실점, 평균자책 6.75다. 현재 5이닝도 버거운 상황이다.
삼성은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최근 11경기 1승 10패, 5연패와 함께 리그 최하위로 처져 있다. 4연속 루징이 확정된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서 복귀한 최채흥도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니 삼성 팬들은 가슴이 아프다.
시즌이 개막한 지 석 달째가 다가오고 있다. 삼성의 5선발, 누구에게 맡겨야 될까. 예비역 좌완도 고민을 해결해주지 못하고 있다.
이정원 MK스포츠 기자(2garde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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