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큰 어른’으로 예우받는 톰 왓슨(미국)이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와 손잡고 LIV 골프와 합병을 결정한 PGA투어 지도부에 쓴소리를 내놨다.
왓슨은 21일(한국시간) PGA투어의 제이 모너핸 커미셔너에게 보낸 공개편지에서 PIF와 협력은 정당한 절차도 없었고 기본적인 정보도 알려주지 않은 ‘깜깜이’ 결정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 아직 답을 듣지 못한 게 많다”면서 “이 협력의 의미는 무엇인지, 우리(PGA투어)가 뭘 얻고 뭘 잃었는지 알지 못한다”면서 “왜 협상은 비밀리에 이뤄졌는지, 어째서 선수위원마저 배제됐는지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선수, 미디어, 대회 스폰서 등 이해 관계자들에게 커미셔너가 직접 나서서 많은 설명을 하는 게 필요하다”고 모너핸 커미셔너를 압박했다.
“의문은 운리적 문제를 무시하는 위선 때문에 더 복잡하다”는 왓슨은 “우리는 돈을 벌 기회를 소중히 여기지만 어떤 대가도 치러서라도 돈을 좇는 건 아니다”라면서 “LIV 골프의 유혹을 뿌리치고 남았던 선수에게 보상한다는 데 그건 핵심이 아니다. LIV 골프로 갔던 선수들 복귀는 어떻게 되나”고 물었다,
“PGA투어의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은 LIV 골프의 위협에 도덕적, 재정적 어려움에 직면했다. 사우디가 우리 동맹국이고 많은 분야에서 투자가 이뤄진다”고 전제한 왓슨은 ” PIF가 PGA투어가 직면한 재정적 어려움을 벗어날 유일한 해결책인가. 대안은 없는가”라고 물었다.
특히 왓슨은 “나는 지금도 사우디가 9·11테러 때 한 역할을 인정하기를 기다리는 중”이라면서 “사우디는 수많은 인권침해를 자행했다”고 직격했다.
“골프와 국가에 대한 충성심은 내 평생 똑같은 의미였다”는 왓슨은 “나를 비롯한 모든 사람이 골프와 국가에 충성할 수 있도록 가르쳐 달라. 9·11테러 희생자들의 눈을 바라보고 거울에서 우리 모습을 보라”고 말해 사우디에 대한 반감도 드러냈다.
메이저대회 8승을 포함해 PGA투어에서 39차례 우승했고 4개 메이저대회를 모두 우승하는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왓슨은 잭 니클라우스(미국), 게리 플레이어(남아프리카공화국)와 함께 PGA투어에서 원로로 꼽힌다.
그는 마스터스에서도 니클라우스, 플레이어와 함께 시타자로 나서고 있다.
앞서 니클라우스는 PGA투어가 PIF와 손잡고 LIV 골프와 합병을 발표하자 지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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