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살바도르전 앞두고 “더 다부지고, 더 거칠게” 적극성 강조
(대전=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더 다부지고, 더 거칠게.”
엘살바도르와 평가전을 하루 앞둔 19일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태극전사들에게 한 주문이다.
아직 마수걸이 승리가 없는 답답한 상황에서 상대를 압도하려는 공격성과 정신력을 ‘데뷔 승’을 위한 해결책으로 본 셈이다.
데뷔 무대였던 3월 평가전 2연전에서 1무 1패에 그친 클린스만호는 지난 16일 치른 페루전에서 전반 11분 만에 결승골을 내주고 0-1로 졌다.
스포츠 탈장 수술에서 회복 중이던 손흥민(토트넘)의 결장, 군사 훈련을 받은 김민재(나폴리)와 부상 당한 김영권(울산)의 부재 등이 패인으로 지목됐다.
대표팀에서 사실상 ‘프리롤’로 뛰며 공격 전개의 윤활유 역할까지 하는 손흥민이 없다 보니 공격 작업에서 효과성이 떨어졌고, 새로운 포백 라인이 가동되면서 조직력이 살아나지 못해 빌드업 작업도 원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의 문제의식은 전술이나 특정 선수가 그라운드에 있는지 없는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다.
그는 “페루전 전반 30분까지 우리는 일대일 싸움에서 완전히 졌다. 선제 실점하면서 쫓기는 경기를 치렀다”면서 “모든 상황에서 절대 지면 안 된다. 일대일 상황에서든, 경합에서든 더 다부지고 거칠게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먼저 한 방을 허용하고서 그다음에 반응하는 게 아니라 시작부터 우리가 더 다부지게, 더 거칠게 경기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선수들에게 던졌다”고 거듭 강조했다.
엘살바도르전 후반 출격이 예고된 손흥민 역시 “(감독님께서는) 공격에서나 수비에서나 거친 축구를 좋아하시고, 일대일 상황에서 이기는 것을 좋아하신다”면서 “감독님이 입혀주시는 옷을 저희가 좀 잘 입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페루전 전반 수치로 드러난 한국 선수들의 적극성은 사실 크게 염려할 수준은 아니었다.
축구 통계 사이트 ‘풋몹’에 따르면 한국은 페루전 전반 볼 경합 상황에서 21대 14로 앞섰다. 지상에서 14대 10, 공중에서 7대 4로 나은 모습을 보였다.
경기 전체를 놓고 봐도 볼 경합에서 39대 30으로 우위를 보였다.
하지만 홈 팬들 앞이고, 아직 첫 승이 없는 만큼 더욱 상대를 압도하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게 클린스만 감독의 의중으로 읽힌다.
클린스만 감독은 ‘전술가’보다는 ‘동기부여형 지도자’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부임하고 홈에서만 치른 3차례 경기에서 한 번도 승리하지 못한 것은 분명 난감한 상황이다.
만약 엘살바도르전에서도 승리하지 못한다면 클린스만호의 첫 승리는 부임 반년 뒤인 9월 A매치 기간으로 미뤄진다.
클린스만 감독이 태극전사들의 가슴에 제대로 불을 지폈는지 확인할 엘살바도르와 평가전은 20일 오후 8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킥오프한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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