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PK도 결국 내가 연결한 것…K리그 5경기 이상 출전 목표”
강원FC 이승원 “나는 생각 많은 선수…감독님이 끄집어내 주세요”
윤정환 신임 감독 “5경기밖에?…그에 맞춰주겠다” 농담
(강릉=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K리그에서 5경기 이상 출전하는 게 목표입니다. 배준호(대전)의 ‘브론즈볼’ 지분은 20% 정도죠. 하하.”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브론즈볼을 수상한 이승원은 19일 강원 강릉 강남축구공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소속팀 강원FC 유니폼을 입고 K리그1 무대를 휘저을 의욕을 내비쳤다.
김은중 감독이 이끈 U-20 축구 대표팀은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FIFA U-20 월드컵에서 두 대회 연속 4강 신화를 이뤘다.
캡틴 이승원은 3골 4도움으로 FIFA 주관 대회에서 한국 남자 선수 사상 최다 공격포인트를 올리고 대회 세 번째 최우수선수 격인 브론즈볼을 수상했다.
그런 이승원이지만 전임 최용수 감독 체제에서는 강원 B팀에서 K리그4 경기에만 출전했을 뿐, K리그1 무대를 밟아본 적이 없다.
이날 취임 기자회견을 한 윤정환 신임 감독은 이승원의 활용법에 대해 “물을 만났는데 노를 저어야 하지 않겠나”라며 “여러분이 기대하는 만큼 나도 기대하고 있다. K리그의 볼 스피드나 몸싸움 등에 빨리 적응한다면 좋은 결과를 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승원은 “프로 데뷔는 월드컵 전부터 기대하고 있었는데, 이제 감독님의 색깔을 최대한 빨리 입고, 형들에게도 배워나갈 것”이라며 “올해 5경기 이상 뛰는 게 개인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윤 감독은 “목표 경기 수가 너무 적다. 나는 더 생각했는데, 본인이 5경기라고 하니, 그에 맞춰주겠다”고 농담하며 좌중을 웃겼다.
또 이승원이 “나는 머리 안에 든 생각이 많은 선수다. 감독님이 그걸 잘 끄집어 내주셨으면 좋겠다”고 어필하자 윤 감독은 “머릿속에 뭐가 들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잘 끄집어내서 잘 써보도록 하겠다”고 화답하며 훈훈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팀 내에서 자신의 별명이 ‘브론즈볼’이 됐다는 이승원은 “형들이 축하를 많이 해주셨다”며 “관심이 감사하기도 하고, 그에 따른 책임감과 부담감도 있는데 빨리 팀 색깔을 입으면서 이겨내겠다”고 말했다.
윤 감독은 “이승원이 브론즈볼을 수상한 기념으로 팀에 커피를 돌렸다”고 거들었다.
앞서 배준호(대전)가 방송 인터뷰에서 한 ‘이승원의 브론즈볼 수상에 내 지분이 50%’라는 발언에 대해서는 “50%는 아니고 20%다. 결국 페널티킥을 만들어내기까지 그 공을 연결해준 것도 나”라고 바로잡으며 환하게 웃었다.
윤 감독은 “K리그는 다른 무대와 정말 다른데, 데뷔 경기에서는 우선 많이 부딪쳐 보며 K리그 무대를 느껴봤으면 좋겠다”고 이승원을 향해 덕담했다.
그러면서 “선수는 못 할 수도 있다. 아직 커가는 선수라는 점에서 잘 감싸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한 뒤 “요즘 잘 나가다 보니 스케줄이 빡빡한데, 운동에 방해가 되지 않을까 걱정도 되지만, 그걸 이겨내는 것도 대표선수”라고 말했다.
soru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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