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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작심발언 왜? “(판정) 아쉽다, 조금 아쉬운 게 아니라 정말 아쉽다… 잠도 못 들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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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

이례적인 작심 발언이었다. 괴로움이 가득 섞인, 마치 절규를 토해내는 듯한 내용과 목소리였다. 이승엽(47) 두산 베어스 감독의 이야기다.

이승엽 감독은 17일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LG 트윈스와 홈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지난 16일 경기를 되돌아봤다. 이 감독이 항의했던 내용도 다시 언급될 수밖에 없었다.

16일 잠실 두산-LG전. 2-4로 뒤진 두산의 6회초 공격. LG는 선발 이민호를 내리고 정우영을 올렸다. 그러나 정우영은 양의지에게 내야 안타, 김재환에게 스트레이트 볼넷, 양석환에게 중전 안타를 각각 허용하며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여기서 투수는 박명근으로 교체. 박명근은 후속 강승호를 1루 땅볼로 유도했으나, LG 1루수 이재원이 포구에 실패하며 3루 주자 양의지가 홈을 밟았다. 4-3, 한 점 차 추격 성공.

다음 타자는 최근 좋은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는 홍성호. 볼카운트 0-2에서 4구째 체인지업(127km)에 홍성호가 체크 스윙을 했다. 여기서 정종수 3루심은 홍성호의 배트가 돌아갔다고 판단해 헛스윙 삼진을 선언했다. 두 팀의 희비가 엇갈렸다. LG는 무사 만루의 위기에서 한숨은 돌렸다. 반면 두산은 흐름을 완벽하게 가져올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그 정도로 중요했던 체크 스윙 판정 하나였다.

삼진 아웃 판정이 내려지자 이승엽 감독이 직접 그라운드로 나와 3루심을 향해 항의했다. TV 중계의 느린 화면을 다시 봐도 배트가 돌아가지는 않은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이미 한 번 내려진 판정은 번복될 수 없었다. 만약 비디오 판독 대상에 체크 스윙 여부가 포함됐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었다. 결국 두산은 이어진 1사 만루에서 서예일의 희생타로 4-4를 만들었지만, 거기까지였다. 이날 두산은 4-7로 패했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

17일 이 감독은 이에 대한 질문에 몇 초 동안 잠시 침묵한 뒤 어렵게 무거운 입을 열었다. 그는 “저희한테는 (배트가 돌아가지 않은 게) 보였다. 중요한 상황이었다. 사실 무사 만루 기회가 계속 이어질 수 있었는데, 1사 만루로 바뀌고 말았다. 거기서 분위기가 꺾였다고 생각했다. 크로스 게임에서는 그런 판정 하나가 경기의 향방을 전혀 다른 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 그런 판정이었기 때문에, 비록 번복은 될 수 없을지라도 왜 스윙 판정을 내려졌는지에 대한 이유는 듣고 싶었다”고 말했다.

1년차 초보 감독의 이례적인 항의, 그리고 작심발언이었다. 이 감독은 “제가 봤을 때는 노스윙이라고 완벽하게 확신을 가졌기 때문에, 판정 번복 불가에도 불구하고 어필을 할 수밖에 없었다. 굉장히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아쉽다. 정말 아쉽다. 잠도 못 잘 정도로 아쉽다”고 거듭 강조한 뒤 “선수들은 그 상황에서 안타 하나 치려고, 타점 하나 올리려고 연습을 열심히 한다. 아마 홍성호도 잠을 못 잤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 감독은 계속해서 “당연히 심판분들께서도 눈으로 보는 거라 이해는 한다. 실수할 때도 있다. 100% 정확하게 한다면 그건 AI(인공지능)보다 더욱 좋은 심판일 것이다. 그렇지만 사람이 하는 이상, 완벽할 수는 없다. 다만 저희 입장에서는 중요한 상황에서 그런 판정이 나와서…”라고 말을 줄이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끝으로 이 감독은 “하여튼 좀 아쉬웠다. 조금 아쉬운 게 아니라, 아주 정말 아쉬웠다”며 판정에 대한 자신의 이야기를 맺었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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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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