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VNL 크로아티아전에서 상대 공격을 막아서고 있는 정호영(왼쪽)과 표승주. /사진=FIVB |
2020 도쿄올림픽 4강 신화는 옛말이 됐다. 김연경(흥국생명)과 양효진(현대건설)의 대표팀 은퇴 이후 한국 여자배구가 끝없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세사르 에르난데스 곤살레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17일(한국시간) 브라질 브라질리아의 닐슨 넬슨 아레나에서 열린 크로아티아와 2023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 네이션스리그(VNL) 2주 차 3번째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0-3(23-25, 21-25, 14-25) 완패했다.
지난해 유일한 1승 상대였는데… 크로아티아 1승 제물됐다
상대는 세계랭킹 30위. 한국은 27위로 근소 우위였다. 심지어 크로아티아 또한 이번 대회 현재까지 승리가 없었던 팀이었기에 더욱 충격파는 크다.
전패를 달리던 네덜란드가 16일 승리를 챙겼고 꼴찌를 놓고 펼친 맞대결에서 크로아티아의 1승 제물이 되는 굴욕을 맛봤다. 지난해에도 VNL에서 12연패를 당하는 등 최악의 성적을 냈지만 국제대회에서 유일하게 승리한 게 크로아티아였기에 더욱 뼈아픈 1패였다.
이번 대회 7경기에서 단 한 세트도 챙기지 못하고 전패를 달린 한국은 지난해부터 시작해 VNL 19연패의 늪에 빠져들었다.
정호영이 중앙공격을 펼치고 있다. /사진=FIVB |
다 잡은 1세트 막판 연속 5실점, 이토록 무기력 할 수가…
공격 득점은 36-37로 대등했으나 블로킹에서 5-14로, 상대 범실로 인한 득점에서도 10-18로 밀렸다.
이날 한국은 아웃사이드 히터 자리에 표승주와 박정아를, 아포짓 스파이커로 문지윤, 미들블로커에 정호영과 이다현, 세터로 염혜선, 리베로 문정원을 선발로 내세웠다. 전날 선발 출전한 강소휘, 김다은, 김지원은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1세트가 기회였다. 후반까지 23-20으로 리드를 잡고 이번 대회 처음으로 세트를 따내는가 싶었다. 그러나 상대에 중앙이 뚫렸고 정호영의 공격이 블로킹을 당해 1점 차로 쫓겼다. 이어 문지윤의 공격 범실에 이어 크로아티아에 연속 실점하며 1세트를 내줬다.
상대 공격에 대비하고 있는 문정원(왼쪽)과 박정아. /사진=FIVB |
다 잡은 세트 앞 5연속 실점한 한국은 이후엔 크게 힘을 쓰지 못했다. 2세트도 14-13으로 앞서갔으만 4연속 실점 이후 무너졌고 3세트에선 초반부터 점수 차가 벌어져 결국 완패를 당했다.
미들블로커 정호영(KGC인삼공사)이 10점, 아웃사이드 히터 표승주(IBK기업은행)가 9점을 올리며 공격을 이끌었으나 크로아티아마저 벽처럼 느껴졌다. 상대 미들블로커 사마단 마르티나에게 18점이나 내주는 등 높이를 시작으로 전반적으로 밀린 경기였다.
대표팀은 19일 오전 독일전을 끝으로 2주 차 일정을 마친다. 독일은 5승 1패를 달리고 있는 강팀이다. 이변을 기대하기가 요원해보이는 대결이다. 연속 7경기 셧아웃만 당하고 있는 한국이 한 세트라도 따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독일전을 마치고 귀국하는 대표팀은 오는 27일부터 경기도 수원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불가리아(1승 6패), 도미니카공화국(2승 4패), 중국(6승), 폴란드(6승 1패)와 예선 3주 차 경기를 치른다. 국내에서 많은 팬들 앞에 경기를 갖는 만큼 간절한 1승을 따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스파이크를 꽂아 넣고 있는 표승주(오른쪽). /사진=FIV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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