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이후 극심한 슬럼프…”앞으로도 번트 댈 수 있어”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LG 트윈스의 간판타자 김현수(35)는 지난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홈 경기에서 평소 보기 드문 플레이를 했다.
그는 1-1로 맞선 8회말 무사 1루 기회에서 상대 팀 좌완 불펜 이승현이 초구를 던지자 기습 번트를 시도했고, 1루 대주자 정주현을 2루로 보내는 데 성공했다.
이 플레이가 특별한 이유는 타자가 김현수이기 때문이다.
김현수는 오랜 기간 리그 최고의 교타자로 이름을 날린 베테랑이다. 또한 주력이 좋은 선수도 아니다.
그동안 많은 지도자는 김현수에게 번트를 지시하지 않았고, 본인도 번트를 대지 않았다.
김현수가 KBO리그에서 번트를 댄 건 단 한 번뿐이다.
두산 베어스에서 뛰던 2007년 9월 22일 삼성전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그러나 김현수는 이날 16년 만에 개인 통산 두 번째 번트를 댔다.
김현수의 번트는 승부를 갈랐다. LG는 8회 결승점을 뽑는 데 성공해 2-1로 역전승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14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삼성전을 앞두고 “사실 김현수는 시즌 전부터 번트 연습을 했다”고 소개했다.
염 감독은 “한 시즌을 치르다 보면 타격감이 떨어질 때가 있고, 그때는 번트도 대야 한다”며 “과거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감독 시절엔 (장타자) 박병호(현 kt wiz)와 강정호(은퇴)에게도 번트 훈련을 지시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어제도 타석에 들어서기 전 김현수에게 번트 지시를 내린 것”이라며 “김현수는 앞으로도 타격감에 따라 또 번트를 댈 수 있다. 이는 상대 수비 시프트를 흔드는 등 또 다른 효과를 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현수는 올 시즌 4월까지 타율 0.400으로 맹활약하다 5월 이후 극심한 슬럼프를 겪고 있다.
그는 5월 한 달간 타율 0.148에 그쳤고, 6월 이후에도 8경기에서 타율 0.188의 저조한 성적을 올렸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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