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크로스로 김은중호 4강 진격에 앞장서…성인 무대 안착 여부 ‘주목’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김은중호의 ‘캡틴’ 이승원(강원)이 세계적인 공격형 미드필더로 성장하고 있는 ‘선배’ 이강인(마요르카)을 넘어섰다.
이승원은 12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 라플라타 스타디움에서 이스라엘과 치른 202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3·4위 결정전에서 한국이 0-1로 뒤지던 후반 24분 페널티킥으로 동점 골을 넣었다.
배준호(대전)가 페널티킥을 얻어내자 키커로 나선 이승원은 과감하게 골키퍼 정면으로 슈팅해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은 후반전 체력에 문제를 보이며 2골을 더 얻어맞고 1-3으로 졌다.
이승원이 이번 대회에서 올린 공격포인트는 7개(3골 4도움)로 늘어났다.
한국 선수가 FIFA 주관 남자 대회에서 올린 최다 공격포인트 신기록이어서 이승원 개인은 물론 한국 축구사에 의미가 큰 골이다.
이전까지는 4년 전 폴란드에서 열린 U-20 월드컵에서 이강인이 세운 6개(2골 4도움)가 최다 기록이었다.
당시 한국의 준우승에 앞장선 이강인은 대회 최우수선수상(MVP) 격인 골든볼을 받았다.
이승원은 브론즈볼을 받아 이번 대회에서 3번째로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로 인정받았다. 골든볼은 7골을 넣은 체사레 카사데이(이탈리아), 실버볼은 알란 마투로(우루과이)의 차지였다.
U-20 월드컵 공격포인트 기록에서는 이승원이 이강인을 넘어섰지만, 인지도나 소속팀 내 입지 등을 놓고 보면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격차가 크다.
어릴 때부터 국내에서 ‘축구 천재’로 인기를 모았던 이강인은 폴란드 대회 당시 이미 스페인 라리가 데뷔전을 치르고 세계적으로도 주목받기 시작하던 터였다.
이승원은 이번 대회 전까지 축구 팬들 사이에서도 무명에 가까운 존재였다. 지난해 12월 강원FC에 입단했지만, K4리그(4부 리그)에서만 뛰었을 뿐 K리그1 데뷔전을 치르지는 못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통해 이승원은 한국 축구에서 이 연령대 최고 유망주로 떠올랐다.
프랑스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2-1 승)에서 1골 1도움을 올린 것을 시작으로, 0-0으로 끝난 감비아전을 제외하면 전 경기에서 공격포인트를 생산하며 김은중호의 진격에 앞장섰다.
고비마다 시원하게 뻗어나간 그의 ‘택배 크로스’가 없었다면 김은중호의 4강 진출은 훨씬 어려웠을 터다.
팬들은 이제 ‘깜짝 선물’처럼 나타난 이승원이 이강인처럼 A대표팀은 물론이고 유럽 무대에서도 활약하는 스타로 커 나가기를 기대하고 있다.
첫 도전의 장은 역시 K리그1이다.
강원은 K리그1 12개 팀 중 11위로 처져 있다.
이승원이 최용수 강원 감독의 눈도장을 받아 강원의 강등권 탈출에 일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ahs@yna.co.kr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