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프예곤은 일주일 사이 1,500m와 5,000m에서 세계신기록 세워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페이스 키프예곤(29·케냐)이 육상 여자 5,000m에서도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일주일 전에 중거리 1,500m 세계기록을 바꿔 놓은 키프예곤은 장거리 5,000m에서도 ‘역대 최고’가 됐다.
키프예곤은 1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23 세계육상연맹 파리 다이아몬드리그 여자 5,000m 결선에서 14분05초20에 레이스를 마쳤다.
14분05초20은 레테센벳 지데이(25·에티오피아)가 2020년 10월에 작성한 14분06초62를 1초42 단축한 세계신기록이다.
지데이도 이날 파리 다이아몬드리그에 출전했고 14분07초94로 2위를 했다. 지데이는 자신이 보유한 세계기록을 3년 만에 깨뜨리는 키프예곤의 모습을 바로 뒤에서 지켜봤다.
키프예곤은 경기 뒤 세계육상연맹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어떻게 세계신기록을 세웠는지 모르겠다. 내 기록을 보고 나도 놀랐다”며 “내 목표는 개인 최고 기록을 세우는 것이었다. 지데이와 비슷한 속력으로 뛰면 좋은 기록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계획에 없던 세계신기록을 세웠다”고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
키프예곤의 5,000m 종전 개인 최고 기록은 14분31초95였다. 이날 그는 개인 최고 기록을 26초75나 단축하며 세계기록까지 바꿔놨다.
지난 3일 로마·피렌체 다이아몬드리그에서 1,500m 세계신기록(3분49초11)을 세운 키프예곤은 일주일 사이에 다른 종목에서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는 진기록도 썼다.
키프예곤은 올림픽(2016 리우데자네이루, 2020 도쿄)과 세계선수권(2017년 런던, 2022년 유진)에서 두 차례 우승을 차지한 1,500m 최강자다.
그가 1,500m 세계기록을 바꿔놨을 때, 육상 팬들은 놀라지 않았다.
5,000m에서 키프예곤은 세계정상급 선수가 아니었다.
올림픽, 세계선수권에서도 5,000m에 출전하지 않고 1,500m에 집중했다.
하지만, 파리 다이아몬드리그에서 5,000m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세계육상을 놀라게 했다.
키프예곤은 “건강만 유지하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밝혔다.
라메차 기르마(22·에티오피아)는 남자 3,000m 장애물 세계기록을 19년 만에 바꿔놨다.
기르마는 7분52초11에 결승선을 통과해, 8분09초91에 달린 미우라 류지(일본)를 제치고 우승했다.
이날 기르마는 사이프 샤힌(카타르)이 2004년 9월에 세운 7분53초63을 1초52 당긴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올해 2월 실내 육상 3,000m에서 세계신기록(7분23초81)을 세운 기르마는 4개월 만에 실외 종목 3,000m 장애물 세계기록 보유자가 됐다.
기르마는 “내가 세계신기록을 세운 것은 놀랍지 않다. 노력의 결과”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2021년 열린 2020 도쿄올림픽과 2019년 도하·2022년 유진 세계선수권에서 연속해서 3,000m 장애물 2위를 한 기르마는 올해 8월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에서는 우승에 도전한다.
여자 400m에서는 매릴레이디 파울리노(도미니카공화국)가 49초12의 대회신기록으로 우승했다.
여자 400m 허들 세계기록(50초68)을 보유한 시드니 매클로플린(미국)은 이날은 400m에 출전해 49초71로 2위를 했다.
노아 라일스(미국)는 남자 100m에서 9초97로, 페르디난드 오만얄라(9초98·케냐)를 0.01초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도쿄올림픽 챔피언 러몬트 마셀 제이컵스(이탈리아)는 10초21의 실망스러운 기록으로 7위에 그쳤다.
기타구치 하루카(일본)는 여자 창던지기에서 64m50을 던져 62m54의 켈시-리 바버(호주)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에 이은 파리 다이아몬드리그 2연패다.
바버는 2019 도하·2022 유진 세계선수권에서 연속 우승한 현역 최강이다.
유진 세계선수권에서 3위를 한 기타구치는 파리에서는 바버를 꺾고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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