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봄데’와 작별할 때일까. 롯데 자이언츠가 6월 들어서도 놀라운 저력을 보여주면서 선두권 경쟁에 다시 불을 지폈다. 이제 롯데 팬들이 걱정하는 ‘그 지점’은 없다.
롯데는 6월 3일 사직 KIA 타이거즈전에서 6대 5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주말 위닝 시리즈를 확정한 롯데는 시즌 29승 18패로 리그 3위를 유지했다. 2위 LG 트윈스와는 다시 1경기 차로 격차를 줄였다.
이날 롯데는 2회 초 3실점으로 끌려가는 경기 흐름을 보였다. 팀 타선이 좀처럼 활로를 못 찾는 가운데 베테랑 FA 선수들이 직접 해결사로 나섰다.
롯데는 6회 말 전준우의 2루타와 안치홍·고승민의 볼넷으로 만든 2사 만루 기회에서 유강남이 바뀐 투수 임기영의 2구째 138km/h 속구를 공략해 2타점 적시 2루타를 날렸다.
이어진 2사 2, 3루 기회에서 상대 투수가 좌완 이준영으로 바뀌자 롯데 벤치는 베테랑 우타자 정훈을 대타로 내세웠다. 그 결과는 완벽하게 적중했다. 정훈은 이준영의 2구째 131km/h 슬라이더를 공략해 2타점 역전 좌전 적시타를 때렸다. 한순간 4대 3 역전이 이뤄졌다.
FA 베테랑들의 활약상은 계속 이어졌다. 4대 4 동점을 허용한 롯데는 7회 말 1사 뒤 전준우의 안타와 폭투로 만든 1사 2루 기회에서 안치홍이 바뀐 투수 박준표의 7구째 134km/h 포크볼을 노려 다시 달아나는 1타점 역전 중전 적시타를 뽑았다.
대미는 노진혁이 장식했다. 롯데는 5대 5로 맞선 9회 말 박승욱, 전준우, 안치홍의 세 타자 연속 볼넷으로 1사 만루 끝내기 기회를 잡았다. 노진혁은 바뀐 투수 장현식의 초구 139km/h 포크볼을 공략해 우측 담장을 맞추는 큼지막한 끝내기 안타를 날렸다.
FA 베테랑들이 제대로 자신의 진가를 보여준 롯데의 하루였다. 무엇보다 일주일 전 뼈아팠던 고척 원정 경기 역전패와 주중 LG 트윈스 원정 루징 시리즈의 하락세를 뒤집는 저력을 보여준 점이 고무적이다. 혹여나 하락세로 돌입하는 ‘그 지점’이 찾아올지 우려하던 팬들의 마음에 안정제를 투입하는 롯데의 ‘6월 기세’도 놀라울 정도다.
이제 롯데는 외국인 타자 잭 렉스의 복귀를 기다린다. 만약 렉스가 무릎 부상에서 회복해 지난해 퍼포먼스를 다시 보여준다면 롯데 타선의 기세는 그 누구도 막기 힘들 정도로 막강해질 수 있다.
최근 현장에서 만난 타 구단 베테랑 선수는 올 시즌 초반 롯데 상승세를 두고 “확실히 올 시즌 롯데와 만나면 투·타에서 예년과 다르게 무언가 끈끈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개인적으로 봤을 때 외국인 타자 렉스 선수만 지난해처럼 방망이를 쳐준다면 충분히 선두 경쟁을 끝까지 펼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나도 오랜만에 보는 롯데의 기세가 어디까지 올라갈지 궁금하다”라고 바라봤다.
렉스는 6월 4일 퓨처스리그 엔트리 다시 등록돼 상동 퓨처스리그 NC 다이노스전을 치른다. 1번 타자 우익수 선발 출전으로 오랜만의 외야 수비 소화까지 계획된 가운데 렉스가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돌아와 지난해와 같은 활약상을 재현한다면 롯데의 대권 도전도 꿈이 아닐 전망이다.
김근한 MK스포츠 기자(forevertoss@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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