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운정호수공원 모인 2천800여명, 우간다 아동 위기에 공감
(파주=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대회 참가자들과 같이 뛰니까 더 힘이 나더라고요. 아프리카 아이들의 힘듦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라서 의미가 있었어요.”(참가자 김여원 양)
경기 파주 운정호수공원에서 3일 열린 ‘2023 국제어린이마라톤’ 서울·경기 지역 행사에는 2천800여명의 시민이 화창한 날씨 속에서 4km의 미니 마라톤 코스를 뛰며 가족과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국제아동권리 비정부기구(NGO) 세이브더칠드런과 국가기간뉴스통신사 연합뉴스가 매년 공동 주최하는 이 대회의 올해 주제는 극심한 식량난을 겪고 있는 우간다 지역 아동 돕기다.
대회는 그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비대면 방식인 ‘런택트'(Run+untact)로 진행됐지만, 올해는 3년 만에 다시 도심 속 마라톤으로 펼쳐졌다.
행사장에는 개막식 2시간 전인 오전 8시부터 가족 단위 참가자들이 속속 도착했다. 참가자들은 사전에 우편으로 받은 행사 스티커를 준비해와 티셔츠에 붙이고, 참가번호를 달았다.
다수가 모이는 행사인 점을 고려해 마련된 실종 사고 예방용 ‘미아 방지 스티커’를 아이들의 티셔츠에 붙이는 가족들도 눈에 띄었다.
개막식 무대를 배경으로 미리 기념 촬영을 하는 가족들이 차츰 늘면서 행사장이 북적였다.
강라연(6) 양과 김시우(11) 군이 아동 대표로 개회 선언을 하자 참가자들은 환호하며 삼삼오오 마라톤 구간을 달렸다.
어린아이를 태운 유모차를 끌고 나온 부모, 친구들과 누가 먼저 완주하는지 내기라도 하듯 온 힘을 다해 달리는 아동 등 참가자들의 면면은 다양했다.
마라톤 순환 코스 중 1km 지점에는 가뭄 존, 2km 지점에는 폭염 존, 3km 지점에는 산불 존, 4km 지점에는 홍수 존이 각각 마련됐다.
참가자들은 각각의 지점을 지나며 식량 위기와 긴밀하게 연결된 기후 위기의 심각성에 공감했다.
4km를 달린 완주자들은 기념 메달을 받고 포토존에서 서로 사진을 찍어주는 등 SNS 인증샷을 남기는 데 여념 없었다.
전지성(8) 군은 “아프리카 친구들을 도와준다고 생각하니 힘들지 않았다”며 “다음 마라톤 대회에도 꼭 참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힘찬 박수와 환호 속에 ‘피니시 라인’을 통과한 완주자들은 업사이클링 인형 만들기 등 아동과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땀을 식혔다.
행사장에는 기후 변화로 영양실조 위기에 놓인 아프리카 빈곤 가정에 염소를 지원하는 ‘아프리카에 빨간염소 보내기’ 캠페인, 아티스트로 의인화한 지구가 기후 위기로 활동 중단을 선언하지 않도록 목소리를 내는 세이브더칠드런 아동참여형 모임 ‘어셈블’ 등을 소개하는 코너도 마련됐다.
일부 아동들은 ‘아프리카에 빨간염소 보내기’ 캠페인 마스코트인 ‘고티’에 빨간색만이 아닌 다양한 색을 칠한 뒤 벽에 붙이는 이벤트에 참가하며 즐거워했다.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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