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의 왼손 투수 최성영은 지난해 9월 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예비역이 됐다.
상무에서 기량을 갈고닦으며 2년간 퓨처스(2군)리그 27경기에서 11승 4패, 평균자책점 2.86을 남겼다.
전역 직후엔 1군 등판 기회를 얻지 못한 최성영은 지난달 16일 950일 만에 복귀전을 치렀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4경기 3승(무패) 평균자책점 1.62를 찍으며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위기 때마다 팀을 구해내면서 말 그대로 유사시 전선에 투입되는 ‘특급 예비군’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첫 등판인 SSG 랜더스전에서는 선발 신민혁이 무너지자 0-2로 끌려가는 2회초 1사 1, 3루 상황에 공을 넘겨받았다.
최성영은 SSG 중심 타선인 최주환, 최정을 헛스윙 삼진과 땅볼로 돌려세워 실점 위기를 잘 넘겼다.
NC 타선은 3회 3득점으로 역전했고, 최성영은 6회 2사까지 3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 승리 투수가 됐다.
지난달 24일 롯데 자이언츠전에는 피로 누적으로 로테이션에서 빠져 있던 구창모를 대신에 아예 선발로 등판했다.
최성영은 5이닝 동안 안타와 볼넷을 5개씩 주고도 1점만 허용해 2020년 8월 9일 이후 1천18일 만의 선발승을 거뒀다.
2일 LG 트윈스전에선 선발 구창모가 왼쪽 전완부(팔꿈치와 손목 사이) 문제로 ⅓이닝 만에 조기 강판한 돌발 상황을 잘 추슬렀다.
7회 1사까지 5피안타 4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리그 1∼3위 팀을 제물 삼아 3승을 챙긴 그에게서 강호 킬러의 분위기도 느껴진다.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만난 최성영은 “창모 형이 그렇게 (마운드에서) 나올 줄은 생각도 못 했지만, 최대한 형에게 부담을 주기 싫다는 생각에 더 열심히 했다”고 돌아봤다.
연습구 10여개만을 던진 뒤 마운드에 올라갔다는 최성영은 “중간 계투로 나갈 때는 원래 많이 안 풀고 나가는 스타일이다. 여름이어서 금방 풀리기도 한다”고 의연하게 말했다.
아직 1군 기회를 잡은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롱 릴리프든, 선발이든 주어진 보직에서 한 경기 한 경기 충실하겠다는 각오다.
최성영은 “선발 욕심이 나긴 하는데 어느 보직이든 상관없다”면서 “롱 릴리프에도 부담을 느끼진 않는다”고 말했다.
상무 시절을 돌아보면서는 효율적인 투구를 연습한 것이 득이 됐다고 떠올렸다.
최성영은 “옛날에는 타자에게 볼넷을 안 주고 삼진을 잡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삼진을 많이 잡는 게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범타 유도 등으로 이닝 수를 늘리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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