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선 부조화에 시달리는 프로야구 팀들…트레이드도 활발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좌우 균형’은 정치권뿐만 아니라 프로야구에서도 중요한 개념이다.
야구는 어느 손으로 공을 던지는지, 혹은 어느 타석에서 공을 치는 지에 따라 유불리가 갈리는 종목이기 때문이다.
보통 오른손 타자는 왼손 투수에게, 왼손 타자는 오른손 투수에게 강점을 보인다.
위치상 공을 볼 수 있는 시간 차이 때문에 나오는 현상이다.
프로야구 대다수 팀은 비시즌 타선 좌우 균형을 염두에 두고 선수 영입 여부를 정한다.
올 시즌 프로야구 타선의 좌우 균형을 가장 잘 맞춘 팀은 LG 트윈스다.
전통적으로 좌타자가 즐비했던 LG는 지난 겨울 굵직한 우타자들을 영입하며 팀 전력을 끌어올렸다.
새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 자유계약선수(FA) 박동원이 주인공이다. 이들은 왼쪽으로 기울었던 무게 추를 반대편으로 제대로 끌어 올렸다.
LG는 올 시즌 좌투수와 우투수 상대 팀 타율이 0.289로 같다. 모두 전체 1위다.
우투수 상대 팀 OPS(장타율+출루율)는 0.769, 좌투수 상대 팀 OPS 0.802로 역시 선두를 달린다.
타선의 좌우 조화를 맞추려고 시즌 중 트레이드를 단행한 팀들도 있다.
지난 시즌 통합 챔피언인 SSG 랜더스는 25일 두산 베어스에 우완 투수 김정우를 내주고 오른손 타자 강진성을 영입했다.
김정우는 2018년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 선수로 군 복무도 마친 SSG의 핵심 유망주였다.
이런 김정우를 내준 까닭은 우타자 기근이 심해서다. 특히 외야가 그렇다.
한유섬, 최지훈, 추신수 등 주전급 외야수는 모두 좌타자로, 우타자는 오태곤, 하재훈, 김강민 정도다.
외야수 선택의 폭이 좁다 보니 상대 투수 유형에 따라 타선 파괴력도 차이가 크다.
SSG는 올 시즌 우완 투수를 상대로 팀 OPS 전체 3위(0.731)를 달리고 있지만, 좌완 투수를 상대로는 전체 5위(0.671)에 그친다.
SSG는 강진성 영입으로 팀 장타력 개선과 타선 불균형 완화 효과를 노린다.
키움 히어로즈가 지난 달 삼성 라이온즈와 트레이드에서 오른손 타자 이원석을 선택한 이유도 타선의 좌우 불균형에 있다.
키움은 올 시즌 좌투수를 상대로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좌투수 상대 팀 타율은 0.220으로 전체 최하위이고, 팀 OPS는 9위(0.595)다.
좌투수 상대 팀 출루율은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2할대(0.287)를 찍고 있다.
타선 밸런스가 무너져 애를 먹는 구단은 또 있다. kt wiz다.
kt는 좌투수를 상대로는 빼어난 타격 성적을 내고 있지만 우투수만 만나면 침묵한다. 키움과 정반대다.
kt의 좌투수 상대 OPS(0.758)와 팀 타율 0.286은 전체 2위지만, 우투수 상대 팀 타율(0.243)은 9위, OPS(0.650)는 8위다.
이는 중심 타자들의 편중 현상이 심하기 때문이다. 외국인 타자 앤서니 알포드, 박병호, 강백호, 장성우는 모두 우투수만 만나면 침묵한다.
타선 부조화는 5월 이후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kt는 28일 삼성전에서 우완 원태인, 23일 키움전에선 우완 정찬헌을 상대로 각각 6회까지 무득점에 그쳤다.
20일 두산전에선 상대 선발 우완 라울 알칸타라에게 8회 1사까지 노히트 노런 수모를 당했다.
kt는 지난 19일 롯데 자이언츠와 트레이드를 통해 왼손 타자인 내야수 이호연을 영입했으나 큰불을 끄기엔 역부족이다.
올 시즌 돌풍을 일으키는 롯데도 타선 균형 문제가 골칫거리다.
롯데의 우투수 상대 타율(0.275)과 OPS(0.733)는 모두 LG에 이어 2위지만, 좌투수 상대 타율은 0.228로 8위, OPS(0.586)는 최하위다.
롯데가 좌타자 이호연을 매물로 내놓은 이유이기도 하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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