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망이는 보너스라고 생각하고 있다. 제가 시합 나갔을 때 최대한 점수를 안 주는 것이 목표다.”
롯데 자이언츠의 상승세를 이끈 포수 유강남이 소감을 전했다.
롯데는 27일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에서 6-5로 이겼다. 이로써 파죽의 3연승을 달림과 동시에 주말 3연전 위닝시리즈를 확보한 롯데는 26승 15패를 기록, 선두 LG 트윈스(29승 1무 16패)를 1경기 차로 추격했다. 2위 SSG랜더스(28승 1무 16패)와는 불과 반 경기 차다.
8번타자 겸 포수로 선발출전한 유강남의 활약이 눈부셨다. 그는 8회초 대주자 정보근과 교체되기 전까지 안정적인 리드로 선발투수 찰리 반즈(6이닝 무실점)와 좌완 불펜투수 김진욱(1이닝 무실점)의 호투를 이끌었으며, 타석에서도 결승타를 포함해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3회초 2루수 땅볼, 5회초 1루수 파울 플라이에 그친 유강남의 방망이는 양 팀이 0-0으로 팽팽히 맞선 7회초 매섭게 돌아갔다. 노진혁, 한동희의 연속안타로 연결된 1사 1, 2루에서 상대 좌완 불펜투수 김재웅의 초구 142km 패스트볼을 받아 쳐 우중간에 떨어지는 1타점 적시 2루타를 쳤다. 이어 그는 후속타자 안권수의 2타점 적시타에 홈을 밟아 득점도 기록했다.
기세가 오른 유강남은 8회초에도 안타를 적립했다. 1사 후 상대 우완 불펜 자원 김준형의 3구 146km 패스트볼을 공략해 좌중간에 떨어지는 2루타를 작렬시킨 뒤 이날 경기를 마쳤다.
경기 후 유강남은 “그 전(3회초, 5회초) 타석에서 후회가 많이 남았다. 납득이 안 됐다. 예상한 구종을 쳤는데 먹힌 타구가 나왔다. 그래서 히팅 포인트를 앞에 두고 투수가 던질 때 휘두르자는 생각으로 나갔다”며 “그 전에도 초구를 쳐서 아웃돼 부담스러울 수도 있었는데 ‘에라 모르겠다’하고 돌렸다”고 결승타를 친 상황을 돌아봤다.
지난 2011년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유강남은 2022시즌까지 통산 타율 0.267 103홈런 447타점을 올린 강타자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는 매해 두 자릿수 아치를 그렸을 정도로 장타력에 일가견이 있다.
그러나 롯데로 이적한 첫 해인 올 시즌 타격에서만큼은 아직 만족스러운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날 경기 포함해 성적은 타율 0.239 1홈런 12타점이다.
그럼에도 유강남은 포수 수비를 강조했다. 투수들을 이끄는 포수의 리딩 능력은 팀의 한 해 성적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는 “제가 지금 방망이는 안 맞지만, 부수적인 것에 조금 더 집중해서 잘 해보자는 생각을 했다. 거기(타격)에 치중하면 잘 하고 있고 잘 이끌고 있는 것도 안 될 수 있다. 방망이는 보너스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지금은 (팀 평균자책점을) 최하위에서 조금씩 올리는 것에 성취감을 느끼고 있다. 처음에는 5점대였다가 지금은 3점대다. 팀 평균자책점을 줄이기 위해 신경 쓰면서 하고 있다. 꼼꼼하게 준비하고 시합을 운영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강남은 ”제가 시합 나갔을 때 최대한 점수를 안 주는 것이 목표“라며 ”점수가 많이 벌어지지 않아야 우리가 ‘해보자’라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거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대한 (선수들) 의욕이 떨어지지 않게 최소 실점으로 막으려 한다. 저희가 젊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대량 실점을 하면 (의지가) 확 꺾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의 말처럼 시즌 초 좋지 못했던 롯데의 팀 평균자책점은 28일 경기 전 기준으로 3.95까지 낮아졌다. 이는 선발진의 안정화가 컸다. 이번 키움전 선발투수였던 반즈를 비롯해 댄 스트레일리, 박세웅 등 기복이 심했던 투수들 모두 최근 연이어 쾌투를 선보이고 있다.
유강남은 ”저희 선발 투수진이 주춤했다가 다시 올라오는 단계이기 때문에 거기에 치중하면서 하려고 한다“며 ”그게 좋은 결과로 나오니 끝까지 더 꼼꼼하게 준비하는 것 같다. 좋은 결과가 나오니 스스로 뿌듯하다. 처음 마음을 잃지 않고 더 똑같이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다짐했다.
최근 무서운 상승세를 타며 선두권을 위협하고 있는 롯데. 여기에는 개인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는 ‘팀 퍼스트’ 정신이 있었다.
유강남은 ”선수들이 하나로 뭉쳐서 하려고 한다. (안)치홍이 형도 저희가 대전에서 조금 주춤했을 때 따로 미팅을 소집했다. 그때 누구나 안타를 치고 싶어 하지만, 한 베이스 더 진루시키는 팀 배팅을 해보자라는 생각을 저희에게 전달했다. 그런 부분을 후배들도 인식했다. 선수들이 집중력 있게 하나 된 마음으로 야구를 해 좋은 결과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dl22386502@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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