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유격수 김재호 이후 17년 만에 두산 베어스가 뽑은 1차 지명 내야수로 팀에 입단한 내야수 안재석은 ‘포스트 김재호’로 평가받는다. 두산 구단은 장기적으로 안재석과 김대한이 각각 내야와 외야 중심축을 맡아주길 바라고 있다.
그런 구단의 기대처럼 안재석은 입단 1년 차부터 1군에서 자리 잡아 자신이 왜 ‘1차 지명 유격수’인지를 증명했다. 안재석은 2021시즌(96경기출전 타율 0.255 51안타 2홈런 14타점)에서 무난한 데뷔 시즌을 보냈다.
물론 여전히 어린 나이인 안재석에게도 부침은 있었다. ‘2년 차 징크스’가 찾아온 까닭이었다. 2022시즌(99경기 출전 타율 0.213 50안타 3홈런 17타점) 안재석은 기대치보다 공·수에서 아쉬움 그림을 보여준 시간이 더 많았다. 지난해 잠실 SSG 랜더스전에서 나온 황당한 주루사도 잊을 수 없는 아픈 장면이다. 유격수 수비가 흔들리면서 2루수 수비를 맡는 빈도도 잦았다.
절치부심한 안재석은 올 시즌 이승엽 감독 부임과 함께 내부 유격수 경쟁에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개막 초반부터 이유찬에게 유격수 자리를 내줬던 안재석은 5월 초 타격 상승세를 타는 시점에서 허리 부상으로 1군에서 이탈했다. 안재석은 다소 길어진 재활 뒤 최근 퓨처스리그 경기 출전을 시작했다 .
5월 25일 퓨처스리그 고양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MK스포츠와 만난 안재석은 “사실 개막 시점부터 허리 상태가 좋진 않았다. 아무래도 스프링캠프 때부터 훈련 강도를 강하게 높이다 보니까 그런 듯싶다. 타격보다는 수비할 때 지장이 더 컸다. 타격감이 좋아지는 시점에서 빠져서 나도 아쉬웠다. 그래도 수비에서 팀에 마이너스가 될 수 없으니까 팀에 말씀을 드렸다”라고 전했다.
두산 이정훈 퓨처스팀 감독과 구단 트레이닝 파트에선 최대한 보수적으로 안재석의 허리 상태를 점검했다. 재발 가능성이 큰 부위라 단계적으로 조심스러운 재활 시간이 지나갔다.
안재석은 “개인적으로 마음이 급했지만, 이정훈 감독님과 트레이닝 파트에서 천천히 가자고 계속 강조해주셨다. 지금은 허리 통증이 거의 사라져서 몸 상태가 확실히 좋아졌다. 훈련 강도를 높이면서 몸 상태도 좋으니까 예상보다 빠르게 실전 경기에 나설 수 있었다. 아직 스윙 타이밍이 안 맞는 느낌이라 계속 경기에 나가면서 끌어 올려야 할 듯싶다”라고 바라봤다.
두산 1군 유격수 자리는 여전히 주전 경쟁이 이어지는 분위기다. 이유찬이 2루수 자리로 옮기면서 박계범과 김재호가 현재 로테이션을 소화하고 있다. 여기에 안재석까지 1군에 복귀한다면 유격수 경쟁은 더 심화된다.
안재석은 “(유격수 경쟁에서) 무언가를 보여주고 싶은데 지금은 내려놓은 상태인 듯싶다. 타율이 안 좋았고 부상도 있었다. 만약 1군에 다시 올라간다면 내 야구에만 집중하려고 한다. 어쨌든 내가 완전히 가야 할 길은 유격수라고 생각한다. 수비에선 이제 어느 정도 자신이 있기에 타격에서도 기술과 경험을 쌓으면서 꾸준히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싶다”라고 목소릴 높였다.
이승엽 감독은 4월 말 안재석을 두고 “잠실구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강한 타구와 빠른 타구가 필요하다. 붕 띄워서 잠실구장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건 어렵다. 라인 드라이브 타구를 자주 만드는 타격이 본인에게 훨씬 더 잘 맞을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안재석은 “확실히 라인 드라이브 타구 생산이 가장 어렵다. 어쨌든 그라운드로 강한 타구를 보내려는 생각에 집중하고 있다. 아무래도 잠실구장이 너무 크다 보니까 펜스 앞에서 잡힐 때마다 너무 아쉽더라. 지난해에도 겪었지만, 계속 이랬다 저랬다 하면 내 것이 더 없어지는 느낌이다. 이제 멘탈이 흔들리지 않으면서 내 장점을 더 극대화하는 것에 집중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안재석은 24일 고양전에서 교체 출전해 2타수 무안타, 25일 고양전에선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이정훈 감독은 “안재석은 실전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해 시간이 더 필요하다”라고 바라봤다. 6월 초까지는 퓨처스리그 경기 출전을 통해 실전 감각을 되찾는 시간이 될 전망이다.
안재석은 “올 시즌 초반 아프고 부진한데도 팬들께서 큰 관심과 격려를 보내주신 것에 감사드린다. 몸을 확실하게 만들어서 조만간 다시 1군으로 올라가고 싶다. 좋은 활약으로 보답해드릴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김근한 MK스포츠 기자(forevertoss@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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