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포수 윤준호가 제법 ‘최강 몬스터즈’ 티를 벗었다. 이제 최강야구 윤준호보다 두산 베어스 윤준호가 더 입에 달라 붙는다.
2023년 신인 5라운드 전체 49순위로 팀에 입단한 윤준호는 지난해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 주전 포수를 맡아 프로 입단 전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공교롭게도 당시 최강 몬스터즈 사령탑이었던 이승엽 감독이 두산 사령탑으로 부임해 그 인연이 더 조명되기도 했다.
윤준호는 입단 첫 해 1군 스프링캠프까지 선배 포수들과 함께 따라가는 기회를 잡았다. 주전 포수 양의지의 WBC 대표팀 차출 덕분에 얻은 기회였다. 1군 스프링캠프를 완주한 윤준호는 시범경기까지 치렀지만, 개막 엔트리 승선까지는 성공하지 못했다.
퓨처스팀에서 올 시즌을 시작한 윤준호는 점차 경기 출전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윤준호는 퓨처스리그 22경기에 출전해 타율 0.364/ 16안타/ 1홈런/ 8타점/ 2도루/ 출루율 0.417를 기록했다. 퓨처스팀 내 포수들 가운데선 가장 좋은 타격 성적을 기록 중이다.
5월 25일 퓨처스리그 고양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MK스포츠와 만난 윤준호는 “지금 퓨처스팀에서 기본기부터 다시 배운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준비하고 있다. 학창 시절과 비교해 야구가 크게 다른 건 아니지만, 매일 매일 경기를 준비해야 하는 부분이 다르다. 그런 부분 때문에 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듯싶다”라고 전했다.
윤준호는 입단 첫 시즌부터 퓨처스리그에서 준수한 타격 성적을 거두고 있다. 선수 스스로 약점을 타격이라고 바라보기에 더 고무적인 결과다.
윤준호는 “타율 수치가 예전부터 떨어지는 편이라 타격 자체를 처음부터 배운다는 생각으로 훈련과 경기에 임하고 있다. 타격코치님들에게도 조언을 자주 구했다. 어떻게 하다 보니 운이 좋아서 안타가 조금 나왔다. 선발 출전 자체가 별로 없었는데 한 타석 한 타석 소중하게 생각하면서 경기에 임해 좋은 결과가 나온 듯싶다. 아직 타석 숫자가 적은 편이라 섣부른 판단은 이르다”라고 바라봤다.
물론 수비 하나는 자신감이 넘친다. 윤준호는 25일 퓨처스리그 경기에서도 강견을 자랑하는 도루 저지 결과물을 선보였다.
윤준호는 “수비에 대한 자신감은 예전부터 충분했다. 잔 실수를 줄이고 블로킹을 더 정교하게 하려고 노력한다. 매일 배터리코치님과 강한 강도의 훈련을 소화하면서 더 완벽한 수비를 보여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목소릴 높였다.
1군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거쳤지만, 개막 엔트리 명단에 오르지 못했던 윤준호는 언젠가 갑자기 찾아올 수 있는 1군 데뷔전을 위해 착실하게 준비하고 있었다.
윤준호는 “1군 경기를 간간이 보면서 언제 저 무대에 설 수 있을까 생각한다. 가끔 1군에 올라가는 선수들을 보면서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상상하기도 한다. 잠실구장에서 포스 마스크를 쓰는 상상을 할 때마다 떨린다(웃음).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 딱 1군 맛만 본 듯싶다. 시작부터 내가 1군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자만이고 오만이라고 본다. 차근차근 실력을 잘 쌓아서 인정받을 때 기회를 잡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두산은 25일 안승한을 1군으로 콜업해 양의지, 장승현과 함께 시즌 첫 ‘3포수 체제’를 구축했다. 이제 퓨처스팀 포수 콜업 1순위였던 안승한이 없기에 윤준호의 퓨처스리그 선발 출전 비중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윤준호는 “(안)승한이 형이 1군에 올라가면서 퓨처스리그 경기 선발 출전 비중이 조금씩 더 늘어나지 않을까 싶다. 향후 9월 확장 엔트리 때도 그렇고 언제 기회가 갑자기 찾아올지 모르니까 잘 준비해보겠다. 양의지 선배님을 옆에서 보고 배우는 날도 빨리 왔으면 좋겠다”라며 미소 지었다.
마지막으로 윤준호는 “지난해 최강 몬스터즈 때부터 시작해 지금 두산 베어스까지 오랫동안 꾸준한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신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뿐이다. 퓨처스팀에서 착실하게 준비하면서 언젠가 올라갈 1군 무대를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 앞으로도 계속 저에 대해 궁금해 하시고 기대를 해주시면서 1군에 올라갈 때까지 잘 기다려주셨으면 좋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김근한 MK스포츠 기자(forevertoss@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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