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선발 경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게 4선발, 3선발을 노려보겠다.”
1018일 만의 선발승을 수확하며 NC 다이노스의 연패 탈출에 앞장선 최성영이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NC는 2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서 3-1로 이겼다. 이로써 2연패에서 벗어남과 동시에 롯데전 4연패 사슬도 끊어낸 NC는 21승 20패를 기록했다.
선발투수 최성영의 역투가 눈부셨다. 그는 제구 난조에도 불구하고 5이닝 동안 97개의 볼을 투구, 5피안타 5사사구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팀이 2-1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온 그는 NC가 결국 3-1로 승리함에 따라 시즌 2승(무패)째를 올리게 됐다. 최성영의 선발승은 지난 2020년 8월 9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 이후 1018일 만이다.
그러나 경기 후 만난 최성영은 승리의 기쁨보다 제구 보완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그렇게 길게 선발승을 못한 지 몰랐다. 불펜이랑 수비가 많이 도와줬다”며 “그 덕이 많이 큰 것 같아서 제가 뭘 잘 한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앞서 말했듯이 이날 최성영의 제구는 다소 흔들렸다. 총 97구의 투구 수 중 스트라이크는 54구였으며, 볼은 43구였다.
최성영은 “아무래도 롯데에는 한 방이 있는 타자들이 많아서 저 혼자 힘들게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더 공격적으로 갔어야 했는데, 저 혼자 불리하게 가다 보니 던질 것도 많이 없어졌다”며 “(포수) (박)세혁이형도 계속 공격적으로 하자고 했는데, 제가 심리적으로 많이 그랬던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2016년 NC 유니폼을 입고 프로 1군에 데뷔한 최성영은 지난해까지 통산 82경기(223.1이닝)에서 8승 7패 1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5.32를 기록하는 등 적지 않은 경험을 자랑한다.
다만 그는 올 시즌 주전 선발 자원은 아니었다. 최근까지 퓨처스(2군)리그에서 선발 수업을 받았고, 14일 1군의 부름을 받아 두 차례 마운드에 올랐지만, 모두 불펜의 역할이었다. 이번 롯데전 전까지 성적은 1승 무패 평균자책점 0.00(5.2이닝 무실점)이었다.
두 차례의 호투로 존재감을 드러낸 최성영은 구창모가 재충전을 이유로 1군 엔트리에서 빠지자 선발 기회를 받아 이날 마운드에 올랐다. 토종 에이스를 대신한다는 부담감은 없었을까.
“부담은 없었다”고 전한 최성영은 “롯데가 상위권이기도 하고 지금 분위기도 많이 좋다고 들었다. 저도 요 근래 2경기 동안 페이스가 좋아서 초반에 들어갈 때 자신감은 있었는데, 내용이 안 좋다 보니 저 혼자 더 흔들렸던 것 같다. 팀이 이긴 것은 만족하는데, 제가 조금 더 잘할 수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조금 더 보강을 해야 할 것 같다. 오늘 뭐가 씌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잘 안 됐다”고 재차 자신의 투구 내용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의 말처럼 투구 내용이 모두 좋았던 것은 분명 아니었지만, 최성영의 역투가 이날 NC 승리의 발판이 됐다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이 같은 최성영의 성장에는 그가 군복무를 위해 2021년부터 2022년까지 몸 담았던 상무 시절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성영은 “(상무 박치왕) 감독님이 공격적으로 하시는 것을 좋아하시고 투수 코치님도 박희수(현재는 삼성 라이온즈 육성군) 코치님이었다 보니 변화구 위주로 던지는 것도 알려주셨다. 위기 상황 때 어떻게 마인드 컨트롤을 하는 지, 잘 할 때 어떻게 하는 지, 이런 것을 많이 배우다 보니 결과가 괜찮은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성영은 “상무에서는 잘 하든 못 하든 내려간다는 생각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마음이 조금 더 편해지는 것 같았다. 마음이 편하다 보면 그라운드에서 많이 펼칠 수 있다. 그러다 보면 자신감도 많이 생기고 자기 것이 생기니 여기에서 똑같이 하면 더 잘하는 것 같다”며 “제가 처음에 신병 때 NC 소속 선수가 9명이어서 제일 많았다. 위에도 많았고 동기도 많았다. 지금은 다 잘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선발이 아니더라도 (마운드에) 올라가면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 지금처럼 무탈하게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최성영. 그는 매년 5선발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지만, 확실한 자리를 잡지는 못했다.
그는 “맨날 5선발 경쟁, 이런 식으로만 이야기가 나왔다. 저는 자리를 더 잡아야 되는 선수다. 5선발 경쟁이라는 말이 안 나오게 4선발, 3선발을 노려보겠다”고 힘을 줬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dl22386502@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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