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5승 2패 승률 7할 고지를 밟았던 한화 이글스가 감독 교체라는 칼을 빼 든 이후 2승 2무 5패로 추락 중이다. 결단도 소용이 없었을까.
한화는 올 시즌 개막 이튿날인 4월 2일 최하위로 떨어진 이후 잠깐 9위와 8위 등에 오른 적이 있지만 대부분의 기간 동안 10위에 머물렀다. 그러다 한화는 5월 초 상승세를 타면서 7일 마침내 9위로 올라선 이후 현재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한화의 반등과 함께 최하위 KT 위즈의 추락이 동반된 결과였다. 그리고 한화가 최근 다시 3연패에 빠진 사이 KT가 2승 1패 위닝시리즈로 팀을 추슬르면서 양 팀의 경기 승차는 1경기로 다시 좁혀졌다.
공교롭게도 한화의 상승세가 꺾인 시기는 최원호 신임 감독의 부임과 맞물린다.
4월 6승 1무 17패(승률 0.261)로 최악의 한 달을 보냈던 한화는 5월 들어 반등을 시작했다. 전임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 체제에서 5승 2패 승률 0.714를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었다. 하지만 한화 구단은 투수 기용 보직 파괴, 무분별한 시프트 사용, 야수 포지션 난립 등을 표면적인 이유로 내걸면서 감독 교체라는 결단을 내렸고, 최원호 감독이 부임하게 됐다.
공식적으로 드러나게 밝히지 못했지만 한화가 결국 최 감독 체제를 선택한 것은 이제 리빌딩 시즌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성적을 내겠다는 것이 최우선 목표였다. 수베로 감독은 리빌딩에 성과를 냈을지 몰라도 ‘이기는 야구를 하는 감독은 아니’라는 것이 내부적인 판단이었다.
그런데 최 감독 부임 이후 나타난 결과는 오히려 더 좋지 않다. 부임 이후 오히려 2승 2무 5패로 기간 승률이 0.286로 다시 최하위로 추락했다. 직전 열렸던 시리즈에서 LG를 상대로 스윕을 당한 것이 컸다.
최 감독 부임 직후 SSG, 롯데, LG 등 1~3위에 올라 있는 강팀을 상대로 차례로 팽팽한 승부를 펼쳤다는 것에 충분히 의미를 둘 수 있다. 하지만 ‘이기지 못하고 있다’는 결과 자체가 달라지지 않는다.
5월 깜짝 팀 평균자책 1위(2.98)에 올라 있는 마운드는 여전히 선전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1일부터 11일까지 팀 OPS 0.747을 기록하며 기간 2위에 해당하는 팀 지표를 올렸던 팀 타선이 이후 완전히 식었다.
한화는 12일부터 현재까지 기간 팀 OPS가 0.578에 그치며 독보적인 부문 최하위에 그치고 있다. 같은 기간 치른 9경기 가운데 무려 7경기가 3득점 이하 경기였고, 그중에서 4경기가 1득점 이하 경기였다. 최 감독 부임 이후 9경기서 무려 2번의 연장전을 치렀는데 모두 무승부에 그친 것도 아쉬움이 남을 결과다.
물론 강팀을 상대로 이기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SSG, 롯데, LG가 접전 승부에서 짜임새를 보여주면서 높은 승률을 기록 중이기에 더욱 쉽지 않을 승부였을 터다. 결과적으로 한화는 이들과의 승부에서 팀의 전력에서도 밀렸다.
그렇다면 결국 최 감독 체제에서 한화가 SSG, 롯데, LG를 상대로 치렀던 악전고투가 팀이 다시 올라갈 수 있는 밑거름이 되기 위해선 이제부터 결과로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
한화의 감독 교체 결단이 소용이 있었는지를 증명해줄 길 역시 애초에, 승리라는 결과로 보여주는 방법밖에 없었다. 한화는 그 핀을 뽑았고, 이제 기대하는 건 폭발 뿐이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one.2@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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