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킹보다 농구킹…득점 욕심보다 승리에 목마른 ‘미친놈'”
“사건 사고 많았던 나를 서포트해준 SK 팬에 감사…늘 기억할 것”
친정 SK에는 도발 “그쪽은 노인들로, 우리는 젊음으로 밀어붙일 것”
(서울=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제가 있는 팀이 항상 최고의 우승 후보입니다. 모든 팀에 경고합니다. 조심하십시오.”
프로농구 서울 SK의 간판 포워드로 활약하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전주 KCC로 이적한 최준용은 팀의 우승과 미국프로농구(NBA) 진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고 말했다.
최준용은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KBL 센터에서 열린 KCC 입단 기자회견에서 “‘연봉킹’보다 ‘농구킹’이 되고 싶다. 서울 삼성, 원주 DB, SK와도 이야기를 나눴지만, KCC가 미국 진출의 꿈을 존중해줬다”며 “라건아를 모두 무서워했던 리카르도 라틀리프로 되돌리고, 허웅의 손가락에 반지를 채워주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창진 KCC 감독은 “최준용은 멀티 플레이어이기 때문에 전력에 상당한 도움이 될 거로 생각한다”며 “KCC의 미국 네트워크를 활용해 G리그 진출이라도 100% 지원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연세대 시절 최준용과 룸메이트였던 KCC 허웅 역시 축하의 꽃다발을 전달하며 “누가 봐도 인정하는 선수인 준용이가 와서 팀의 모든 부분에 플러스가 되고, 사실상 대표팀이나 다름없는 라인업은 누가 봐도 최고”라고 말한 뒤 함박웃음을 지었다.
KCC 구단은 전날 최준용을 계약 기간 5년, 첫해 보수 총액 6억원(연봉 4억2천만원·인센티브 1억8천만원)에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경복고, 연세대 출신으로 2016년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SK에 입단한 뒤 간판선수로 활약해 온 최준용은 2021-2022시즌 잠재력을 폭발시키며 전성기를 맞이해 SK의 우승을 이끌고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다.
최준용은 2022-2023시즌 족저근막염과 왼쪽 발뒤꿈치 타박상으로 제대로 뛰지 못했고, 플레이오프에서는 아예 자취를 감췄다.
부상에서 회복한 것 같다며 몸 상태를 자신한 최준용은 “그간 애매하게 아파도 참고 뛰며 스스로를 혹사시켰고, 큰 부상을 두 번 당하면서 많이 후회하기도 했다. FA가 걸린 중요한 시즌인 만큼 미래를 위한 준비를 하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KCC는 허웅, 이승현, 라건아 등 화려한 기존 멤버에 최준용까지 가세해 더 막강한 전력을 갖추게 됐다. 여기에 시즌 중에는 2020-2021시즌 정규리그 MVP 송교창까지 전역한다.
송교창에게 등번호 2번을 양보받았다는 최준용은 “밖에서 본 KCC는 좋은 선수들이 너무 많지만, 교통정리가가 안 됐다”고 평가한 뒤 “나는 득점에 욕심 많은 선수가 아닌, 승리에 목마른 ‘미친놈'”이기 때문에 사이좋게 득점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자신의 역할에 대해서도 밝혔다.
또 “허웅이 상대 팀으로부터 집중 견제를 받았는데, 이제는 나와 송교창도 신경 써야 한다”며 “다른 팀에서 나를 엄청 싫어하지만 같은 팀이면 왜 좋은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였다.
다음 시즌 적으로 만날 친정 SK에는 애정 섞인 말과 함께 좋은 경기를 펼칠 것을 기대했다.
최준용은 “정말 각별한 사이인 자밀 워니, 12년 동안 같은 팀이었던 안영준과 헤어진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면서도 “친하다고 경기장에서 봐주는 건 아니다”라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오세근을 영입하며 우승 후보로 지목된 SK에는 “제가 있는 팀이 항상 최고의 우승 후보인데, 제가 SK에서 나와 KCC로 왔다”며 “그쪽(SK)은 노인(베테랑)들로 밀어붙이겠지만 우리는 젊음으로 밀어붙일 것”이라며 도발하기도 했다.
SK 팬들에게는 “너무나 많은 사건 사고가 있었지만 굴하지 않고 이 자리까지 올 수 있게 서포트해준 건 팬분들이었다. 마음 한구석에 항상 기억하겠다”며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KCC 팬에게는 “제가 SK 있을 때 엄청 싫어하시더라”라며 웃은 뒤 “성적으로 보답하겠다. 기대하시라”라며 다음 시즌 KCC의 우승을 약속했다.
soru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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