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서 받은 팬분들의 응원과 함성, 사랑은 절대 잊지 않고 항상 간직하며 살겠습니다.”
2011년부터 2023년까지 무려 12년간 안양을 지켜온 ‘라이언 킹’ 오세근이 결국 이적을 결심했다. 지난 18일 서울 SK와 계약 기간 3년, 보수 총액 7억 5000만원에 사인하며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팀을 옮겼다.
오세근은 2011 KBL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 후 KGC와 무려 4번의 우승을 함께했다. 2011-12시즌부터 2016-17시즌, 2020-21시즌, 그리고 2022-23시즌까지 우승의 중심에 섰으며 3번의 파이널 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구단 역사에 있어 오세근은 양희종과 함께 영구결번이 확실했던 선수였다. 그렇기 때문에 올해 FA 시장에서도 이적보다는 잔류할 것이란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협상 과정이 좋지 못했고 결국 SK의 적극적인 구애에 응답, 데뷔 첫 이적을 결정하게 됐다.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것이다. 안양에서의 12년을 뒤로 한 채 떠난다는 건 감히 공감하기 어려운 일이다. 오세근 역시 이적 소식을 전한 18일 밤 SNS를 통해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단순히 글만 남긴 것이 아니었다. 오세근은 KGC 팬들은 물론 SK 팬들, 그리고 선수들과 구단 관계자들, 지인들의 댓글에 모두 답글을 적었다. 평소 SNS를 자주 활용하지 않는 오세근이지만 이날만큼은 최대한 많은 이에게 글을 적으며 이적 후 첫날 밤을 보냈다.
다음은 오세근의 SNS 게시글 전문이다.
안녕하세요. 오세근입니다.
먼저 갑작스럽게 팀을 옮기게 되어 많은 팬분이 놀라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2011년 안양 KGC에 입단하여 2023년인 지금까지 12년 동안 안양의 프랜차이즈 선수로서 이 팀에 몸담으며 4번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습니다.
지금까지 저의 모든 것을 바친 안양 KGC를 떠난다는 것은 몇날 며칠 뜬눈으로 밤을 새며 고민할 만큼 저에게는 정말 쉽지 않은 결정이었습니다. 우승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저는 FA 협상을 하며 큰 실망과 허탈함을 느꼈습니다. 그러던 중 저에게 적극적인 관심을 보인 서울 SK와의 컨택으로 정말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하였고 그 끝에 SK로 이적을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안양 KGC라는 팀에서 12년이라는 적지 않은 시간과 4번의 우승을 함께 한 구단, 코칭스텝, 지원스텝, 선수들, 그리고 팬분들을 떠난다는 것은 저에게 너무나 크고 어려운 결정이었습니다. 이 팀에 있으면서 결혼을 하고 아이들도 낳고 안양에 정착해 많은 것을 이룬 저는 이대로 이곳에 남게 되면 은퇴식과 영구결번이 가능했을 지도 모르지만 저는 다른 길을 선택하게 되었고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저를 아껴주시고 응원해주신 안양 KGC 팬분들을 원정팀 선수로 뵈어야 하는 아쉬움과 죄송함이 있지만 앞으로 서울 SK에서의 오세근이 어떻게 해나가는지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이곳에서 받은 팬분들의 응원과 함성, 사랑은 절대 잊지 않고 항상 간직하며 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저를 응원해주셨던 팬분들, 구단, 코칭스텝, 지원스텝, 선수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그리고 안양 KGC 팬분들, 서울 SK 팬분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오세근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민준구 MK스포츠(kingmjg@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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