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8일 제77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큰 이변이 일어났다. 인천고등학교가 한 점 차 명승부 끝에 승리로 ‘우승 후보’ 덕수고등학교를 탈락하게 만든 까닭이다.
이날 인천고는 1회 초 선제 실점을 허용했지만, ‘에이스’ 김택연을 곧바로 마운드에 올려 추가 실점을 막았다. 반격에 나선 인천고는 2회 말 1사 2, 3루 기회에서 유격수 김준원의 2타점 적시타로 2대 1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진 2사 만루 기회에서 한규혁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추가 득점까지 만들었다.
마운드 위에선 김택연이 5이닝 동안 마운드를 책임졌다. 투구수 제한을 고려해 58구까지 던지고 내려간 김택연 다음으로 조영우(2.1이닝 무피안타 4사사구 무실점)와 이서준(1.2이닝 1피안타 1탈삼진 1사사구 무실점)이 덕수고 강타선을 실점 없이 틀어막았다.
9회 초 마지막 수비에서 낫아웃와 연속 폭투가 동점에 위기에 빠졌지만, 인천고는 1사 1, 3루 위기에서 3루 땅볼과 포수 파울 뜬공을 유도해 3대 2 한 점 차 승리를 아슬아슬하게 지켰다. 이변을 일으킨 인천고 선수들은 경기가 마무리되자 그라운드로 달려가 16강 진출의 기쁨을 큰 환호와 함께 마음껏 발산했다.
이날 경기를 지켜본 구단 스카우트들의 눈이 집중된 선수는 역시 김택연이었다. 이날 김택연은 5이닝 58구 3피안타 3탈삼진 무사사구 1실점으로 스카우트들의 기대를 충족했다. 양 팀 투수들 가운데 사사구가 없었던 투수는 김택연과 덕수고 투수 이지승뿐이었다. 이지승이 0.1이닝만 소화한 걸 고려하면 사실상 김택연이 자신의 장점인 제구력을 제대로 뽐냈다고 볼 수 있다.
인천고 16강 진출 뒤 MK스포츠와 만난 김택연은 “강팀인 덕수고와 만나 이겨서 정말 기쁘다. 팀 동료들과 모두 하나가 돼 일군 승리다. 사실 오늘 몸 상태가 완벽하진 않았는데 1회부터 나가게 돼 최대한 내가 맡은 임무를 완수하고자 노력했다. 감독님이 믿어주신 만큼 그 믿음에 부응하려고 했는데 결과가 좋아 다행”이라며 미소 지었다.
김택연은 다가오는 신인 지명에서 1라운드 중상위권으로 급부상하는 분위기다. 앞선 스카우트 평가처럼 불펜 즉시전력감이 필요한 구단이라면 예상보다 더 빨리 지명에 나설 수 있다. 김택연은 “신인 지명이 다가오는 게 조금씩 실감이 난다. 예전에 기사에 내 이름이 안 나와서 그저 그런 선수구나 했는데 최근 성적이 나오면서 기사나 댓글 반응 등을 보면서 관심을 느끼고 있다. 팬들에게 구속이 빠르면서 제구까지 좋은 투수라고 강조하고 싶다. 맡은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다고 자부한다. 올해 공식 경기 때는 최고 152km/h까지 찍었다. 최고 155km/h까지 도전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차세대 마무리 투수로 평가받는 만큼 김택연의 롤 모델도 역시 마무리 투수였다. 김택연은 고우석(LG 트윈스)을 닮고 싶단 수줍은 고백을 건넸다.
김택연은 “롤 모델을 꼽자면 가장 좋아하는 고우석 선배님을 얘기하고 싶다. 엄청난 강속구를 보유한 선배님과 같이 언급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처음에는 마무리 투수에 매력을 크게 느꼈는데 고등학교에서 선발 투수로 길게 던지니까 선발 투수의 매력도 느끼고 있다. 프로 무대로 간다면 주어지는 어떤 임무라도 잘 소화할 자신이 있다”라고 목소릴 높였다.
김택연을 지켜본 한 구단 스카우트는 “김택연 선수를 보면 오승환이나 고우석이 떠오른다. 그만큼 향후 마무리 투수로 성장할 잠재력이 뛰어나 보인다. 당장 내년 1군 불펜 즉시 전력감도 가능할 거다. 사이즈가 최근 장신 대형 투수들과 비교하면 작은 편이지만, 기본적으로 구위와 제구를 모두 갖춘 투수다. 지난해 이호성 선수에 이어 또 인천고에서 좋은 투수가 배출됐다”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1라운드 중상위권 지명 후보군으로 급부상한 김택연은 “지난해 목표가 1라운드 지명이었는데 최근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1라운드 안에서도 더 높은 순번에 지명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스카우트들께 기복 없이 매 경기 맡은 임무를 책임감 있게 소화할 수 있는 투수라는 점을 강조해드리고 싶다. 우선 당장 다가오는 황금사자기 16강 경기부터 동료들과 1승 1승에 집중해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가는 게 목표다. 팀 분위기가 너무 좋아 우승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며 미소 지었다.
김근한 MK스포츠 기자(forevertoss@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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