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주 사이 같은 부위 연이어 강타…불굴의 의지로 복귀
리그 타율 2위·출루율 4위, 고통 참고 눈부신 활약
(대구=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야구에서 타자들은 상대 투수가 던진 공 못지않게 자신이 친 파울 타구에 맞는 것을 두려워한다.
빗맞은 타구가 발에 맞아 뼈가 부러지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벌어지기 때문이다.
올해에도 kt wiz 황재균이 파울 타구에 맞은 왼쪽 발가락이 부러져 전력에서 이탈했다.
그런데 최근 3주 사이 4번이나 같은 발에 파울 타구를 맞은 선수가 있다.
KIA 타이거즈의 ‘오뚝이’ 내야수 류지혁(29)이다.
류지혁은 무려 4번이나 오른발을 강타당했지만, 다시 일어나 KIA 타선을 이끌고 있다.
류지혁이 처음 다친 건 지난 달 25일 NC 다이노스전에서다.
당시 류지혁은 6회 NC 선발 에릭 페디를 상대하다 파울 타구에 맞은 뒤 교체됐다.
다행히 뼈엔 이상이 없었다. 그는 4월 26일 경기에 결장한 뒤 27일 NC전을 통해 복귀했다.
류지혁은 이달 12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같은 곳을 또 맞았다. 8회초 공격 때 파울 타구가 오른쪽 정강이를 내리쳤다.
그는 “다친 곳을 또 맞아 매우 고통스러웠다”며 “오른발등 바로 윗부분이었다. 그래서 그날 경기 이후 보호대를 아래로 내리고 경기에 임했다”고 말했다.
이번에도 운이 따랐다. 뼈는 부러지지 않았다.
류지혁의 수난은 끝나지 않았다. 그는 사흘 뒤인 1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방문 경기 1회에 다시 자신이 친 파울 타구에 오른쪽 정강이를 맞았다.
류지혁은 “보호대 바로 윗부분이었다”며 “발 아랫부분이 아파서 보호대를 내리고 타격에 임했는데, 보호대 바로 윗부분을 맞더라”라고 말했다.
고통은 상당했지만, 그는 꾹 참고 경기를 이어갔다.
‘사고’는 계속됐다. 그는 2회 공격 2사 1, 3루 기회에서 다시 강습 파울 타구에 오른쪽 정강이를 맞고 쓰러졌다. 1회 때 맞은 바로 그곳이었다.
더는 버티기 어려웠다. 그대로 쓰러진 류지혁은 트레이닝 코치에게 업혀 나갔다.
류지혁은 “숨이 막힐 정도로 아팠다”고 말했다.
무려 4번. 그가 3주 사이에 오른발을 강타당한 횟수다.
17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만난 류지혁은 “어제 공을 맞았을 땐 정말 크게 다친 줄 알았다”며 “운이 따른 것 같다. 통증은 있지만, 괜찮다. 이번에도 다시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 대형 보호대를 주문했다”며 “이젠 오른발을 완전히 감싸는 보호대를 차고 타격에 나서려 한다”고 덧붙였다.
류지혁은 ‘조금 쉬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말에 “뼈가 부러진 건 아니니 괜찮다”며 “지금 빠지면 안 된다. 무조건 뛸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류지혁은 KIA 타선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그는 올 시즌 KIA의 주전 1번 타자로 17일까지 32경기에 출전해 타율 0.337, 출루율 0.414의 특급 성적을 냈다.
타율은 리그 2위, 출루율은 4위다.
류지혁은 “올 시즌 리드오프 역할을 맡으면서 무조건 출루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집중해서 타격에 임하고 있다”며 “오른쪽 발의 통증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지만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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