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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잘 하려고 하지 마라”…문상철에게 건넨 국민거포의 조언 [MK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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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잘 하려고 하지 마라. 잘 되고 있을 때 고민을 더 하거나 더 잘 하려고 하면 잃을 수 있다.”

‘국민거포’ 박병호(KT위즈)가 소속팀 후배 문상철을 향해 진심 어린 조언을 전했다.

박병호는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원정경기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전해 4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을 기록, KT의 12-7 승리를 견인했다.

 박병호는 16일 잠실 LG전에서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KT의 승리를 견인했다. 사진=김재현 기자
박병호는 16일 잠실 LG전에서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KT의 승리를 견인했다. 사진=김재현 기자

박병호의 4번 출격은 지난달 29일 수원 삼성 라이온즈전(2-3 KT 패) 이후 이날이 처음이었다. 당시 그는 주루플레이를 하던 도중 왼쪽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이후 12일 1군에 복귀한 박병호는 그날부터 14일까지 안방에서 펼쳐진 롯데 자이언츠와의 3연전에 대타로만 경기에 나섰다.

박병호가 빠진 기간 동안 KT는 9연패에 허덕이는 등 힘든 시기를 보내야 했다. 그 때문인지 경기 후 만난 박병호의 표정도 그리 밝아 보이지 않았다.

먼저 “사실 다리 상태가 100%는 아니다. 그러기 때문에 지명타자를 하고 주루플레이에서도 조절을 하며 경기를 하고 있다. 다행인 것은 타격할 때는 (통증이) 없다”면서 몸 상태에 대해 설명을 한 박병호는 “(지난 주말 롯데 3연전에서) 대타를 나가기는 했지만, 부상 공백으로 빠졌던 부분이 팀에 많이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패 기간에도 그랬고, 제가 다치기 전에도 중심타자들이 큰 것 한 방으로 분위기를 바꿔오는 그런 것이 없었다. 그런 부분들이 아쉬웠다. 중심타자들이 잘해주고 다른 타자들도 고른 활약을 해줘야 점수가 난다. 오늘 경기는 그런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가 이날 몰아친 3안타는 모두 팀이 절실히 필요로 한 순간에 나왔다. 시작은 KT가 1-4로 뒤진 3회초였다. 1사 1, 3루에서 상대 선발투수 김윤식의 4구 143km 패스트볼을 받아 친 박병호는 가운데 담장을 직격하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작렬시켰다. 직후 비디오 판독으로 홈런 여부를 확인할 정도의 큰 타구였다. 이어 그는 문상철의 좌월 투런포에 홈을 밟아 득점도 기록했다.

이후 5회초 1사 1루에서 안타를 생산한 뒤 박경수의 3타점 좌전 적시타에 두 번째 득점까지 올린 박병호는 7회초 선두타자로 출격, 좌전 2루타를 기록한 뒤 대주자 정준영과 교체되며 경기를 마쳤다. 3안타 경기는 올 시즌 들어 이날이 처음이다.

박병호는 3회초 홈런성 타구에 대해 “홈런이 안 돼 더그아웃에서 사람들이 아쉬워하기도 하고 놀리기도 했다”며 “저는 아쉽지는 않았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점수였고, 점수를 떠나서 저에게도 장타가 필요했다. 그런 부분이 나왔다. 따라갈 수 있는 점수가 나와서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날 3타수 2안타 1홈런 2타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두른 문상철에 대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박병호는 “1회초 찬스(무사 1, 2루)에서 점수를 못 냈고, (1회말) 바로 4점을 내줬기 때문에 (팀 분위기가) 침체된 것은 사실이었다”며 “3회 점수가 났고, 문상철의 홈런이 나왔다. 그 홈런이 많이 컸던 것 같다. 중요한 순간 홈런이 나오면 분위기를 탈 수 있다. 그 한 방이 다시 한 번 더그아웃 분위기를 끌어올렸고, 선수들에게 에너지를 가져다 줬다. 문상철이 정말 큰 역할을 해줬다”고 칭찬했다.

1991년생으로 우투우타 외야수 문상철은 KT의 지명을 받아 지난 2015년 프로에 데뷔했지만, 확실한 자리를 잡지 못했다. 타고난 장타력을 지녔음에도 지난해까지 통산 287경기에서 타율 0.218 17홈런 65타점을 올리는 데 그쳤다.

그랬던 문상철은 올해 들어 연일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이번 LG전을 포함해 시즌 성적은 타율 0.353에 4홈런 1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90이다.

박병호는 “최근 문상철이 잘했다. (앤서니) 알포드는 그 전에 잘했는데, 알포드를 받쳐줄만한 타자들이 앞, 뒤에 없었다. 그래서 알포드가 최근 (성적이) 떨어졌다고 생각한다”며 “문상철이 지금 잘하고 있는데, 많이 포커스가 갈 것이라 생각한다. 그의 앞, 뒤에서 조금 더 고르게 활약을 해주면 문상철의 (좋은) 타격감도 오래 갈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게 해서 점수가 날 때 많이 나면 팀 승리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또한 그는 문상철을 향해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네기도 했다. 박병호는 “문상철은 모두가 알다시피 나이가 찬 유망주다. (최근) 활약을 해준다는 것은 문상철에게도 큰 기회가 온 부분이다. 개인적으로 더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충분히 잘 하고 있는데, 이것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으로 더 고민하고 그러지는 말라고 했다. ‘좋은 투수들을 만났으면 3타수 1안타가 최고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해라. 모든 타석에서 안타를 생산하기는 어려우니 그 안에 하나만 성공하면 된다’고 이야기 했다”고 전했다.

이어 박병호는 “잘 되고 있을 때 고민을 더 하거나 더 잘 하려고 하면 잃을 수 있다. 그런 생각이 안 들게 (문상철에게)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해주고 있다”며 “힘든 시간을 겪고 노력하는 것을 옆에서 보니 잘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대화를 많이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16일 잠실 LG전에서 맹타로 KT의 승리를 이끈 문상철. 사진=김영구 기자
16일 잠실 LG전에서 맹타로 KT의 승리를 이끈 문상철. 사진=김영구 기자

이날 승리로 2연패에서 탈출하며 10승 2무 22패를 기록한 KT. 그러나 여전히 순위는 최하위다. 다만 그동안 부상에 시달렸던 주권, 전용주(이상 투수), 장준원(내야수) 등이 이날 1군에 복귀했으며 앞으로도 부상 선수들이 서서히 돌아올 예정이다.

박병호는 “지금 우리의 유일한 핑계가 부상선수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부상 선수들의 빈 자리를 누가 기회를 받아 성공시키느냐도 중요하다”면서 “지금 있는 선수들이 오늘을 계기로 고른 활약을 하고 부상 선수들이 돌아오면 지금은 처져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팀 및 개인에) 도움이 될 것이다. 나 또한 준비를 잘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dl22386502@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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