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들어 불펜 평균자책점 9위…트레이드로 영입한 김태훈까지 부진
오승환, 1군 복귀전서 변화구 위주 투구…달라진 모습
(대구=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는 올 시즌 만성 ‘허리 통증’에 시달리고 있다.
믿었던 불펜 투수들이 줄줄이 부진하면서 다잡았던 경기를 내주고 있다.
삼성은 5월 이후 선취점을 얻은 5경기 승률이 0.600(3승 2패)에 불과하다. 선취점을 뺏긴 5경기에선 전패했다.
뒷심이 약해도 너무 약하다. 삼성의 올 시즌 팀 구원투수 평균자책점은 5.37로 10개 구단 중 9위다. 리그 평균자책점(4.12)보다 1점 이상 높다.
심각한 뒷문 문제에 시달리던 삼성은 지난 달 27일 키움 히어로즈에 주전 내야수 이원석과 2024년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을 안기는 출혈 속에 우완 불펜 김태훈을 트레이드 영입했으나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김태훈은 삼성 합류 후 첫 3경기에서 무실점 호투했지만, 5월 이후 5경기에서 3⅓이닝 10실점 평균자책점 27.00으로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1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은 삼성의 불펜 문제가 얼마나 심한지 알 수 있는 경기였다.
삼성은 선발 투수 원태인의 6이닝 1실점 호투 속에 6회까지 2-1로 앞섰지만, 7회에 등판한 승리조 김태훈(⅓이닝 3실점), 우규민(0이닝 2실점), 좌완 이승현(⅔이닝 2실점)이 줄줄이 난타당하며 2-8로 역전패했다.
이런 가운데 ‘돌아온 끝판왕’ 오승환이 불펜의 중심을 잡아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올 시즌 초반 구위 저하로 무너졌던 오승환은 조금씩 제 기량을 찾고 있다.
그는 투구 감각을 끌어 올리기 위해 지난 3일 키움과 홈 경기에서 데뷔 이후 처음으로 선발 등판했고, 이후 2군에서 회복 과정을 거쳐 지난 14일 1군에 합류했다.
오승환은 16일 KIA전 2-8로 뒤진 9회에 등판해 세 명의 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했다.
선두 타자 김선빈은 유격수 땅볼, 신범수는 중견수 뜬공으로 잡았고, 중심 타자 최형우는 10구 접전 끝에 2루 땅볼로 처리했다.
눈여겨볼 점은 직구 비중을 크게 줄였다는 점이다. 이날 오승환은 커브 1개, 슬라이더 3개, 포크볼 6개를 던졌고 직구는 단 5개만 뿌렸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6㎞로 시즌 초반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다양한 변화구로 상대 타자들의 범타를 유도했다.
프로야구 분석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오승환이 직구 비율을 25% 이하로 구성한 건 올 시즌 처음이다.
오승환이 어떤 생각을 갖고 1군에 복귀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 삼성 불펜 사정을 비춰볼 때 오승환의 마무리 복귀 시점은 예상보다 빨라질 수도 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지난 14일 오승환에 관해 “당분간 불펜으로 쓰다가 컨디션이 올라오면 본인의 자리(마무리)에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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