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헥터 노에시를 기대했는데 기록상 점점 로니 윌리엄스(2022시즌 10G 3승 3패 평균자책 5.89)와 가까워진다. KIA 타이거즈 외국인 투수 아도니스 메디나의 얘기다.
최근 5연패에 빠진 KIA는 시즌 14승 17패로 리그 7위까지 추락했다. 상위권 진입을 엿보는 듯했지만, KIA는 지난 주중 SSG 랜더스와 홈 3연전에서 선발 매치업이 앞서는 상황에도 루징 시리즈를 기록해 하락세로 돌입했다.
결국, KIA는 지난 주말 두산 베어스와 원정 3연전에서 공·수·주 모두 압도당하는 무기력한 경기력 끝에 시리즈 스윕 패를 맛봐야 했다.
그 가운데 메디나의 등판일 때 당한 패배도 뼈아팠다. 메디나는 5월 13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 등판해 6.1이닝 5피안타(1홈런) 6탈삼진 3사구 5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1회 말 유격수 박찬호의 포구 실책이 결정타였지만, 불안한 제구력으로 3사구를 내준 것도 메디나에겐 아쉬운 장면이었다.
KIA 김종국 감독은 메디나를 두고 “사구 세 개만 아니었으면 대체적으로 무난한 투구를 보여줬다. 홈런을 맞기도 했지만, 강약조절은 개선이 됐다고 생각한다. 8이닝 무실점 투구를 한 이후 페이스가 좋아지지 않았나 본다”라면서도 “위기 상황만 잘 극복하면 되는데 꼭 위기 상황이 오면 실점을 한다. 주자를 내보내면 심적으로 약해지는 듯싶다”라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벌써 5패를 떠안은 메디나를 두고 바깥에선 우려의 시선이 쏟아지는 분위기다. 하지만, 구단 내부적으로는 메디나를 두고 “더 지켜볼 여지가 있다”라고 바라본다. 최근 메디나는 구단과 함께 피치 디자인 수정에 들어갔다. 투심 패스트볼 비중을 줄이고, 커터·슬라이더·체인지업 등 다른 변화구 비중을 높이는 방향이다.
실제로 메디나는 13일 두산전 선발 등판에서 투구 가운데 절반 가까운 비중을 슬라이더와 커터로 채웠다. 1회 초 3실점 상황은 수비 실책 영향이 컸다. 5회 초 양의지에게 허용한 홈런을 제외하고 발전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투구 내용이라고 분석할 수도 있다. 결국, 5월 남은 세 차례 선발 등판에서 메디나가 달라진 피치 디자인을 통해 얼마나 반등하는 그림을 보여줄지가 관건이다.
KIA 관계자는 “메디나가 13일 등판 때는 피치 디자인을 크게 수정해서 공을 던졌다. 1회 수비 실책과 3사구가 나온 게 아쉬웠지만, 일단 5월 동안은 달라진 피치 디자인으로 던지는 투구를 지켜봐야 하지 않을까. 현지 외국인 선수 시장에도 투수가 없다고 해서 녹록치 않은 분위기다. 6월까지 전반적인 상황을 살펴보고 판단을 내려야 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전했다.
만약 건강이나 구위 자체에 큰 문제가 있다면 더 암울하지만, 메디나는 피치 디자인과 제구력 안정이 문제인 상황이다. 5월 잔여 등판에서 반전을 보여준다면 메디나는 한순간 미운 오리에서 백조로 거듭날 가능성도 충분하다. 과연 메디나에게 기대했던 헥터의 재림을 올 시즌 볼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김근한 MK스포츠 기자(forevertoss@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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