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비해 굉장히 좋아져…대회 앞둔 9월 교감할 것”
“와일드카드 후보 10명…선발 기준은 ‘원 팀'”
(파주=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어떻게 쓸지 구상이 되고 있습니다. 이강인이 잘 뛰고, 좋아하는 포지션에서 뛸 수 있게끔 유도하겠습니다.”
황선홍 항저우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감독은 ‘한국 축구의 미래’ 이강인(마요르카)의 활용 방안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황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15일 경기도 파주 NFC(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로 소집돼 사흘간의 훈련에 들어갔다.
A매치 기간이 아닌 때 진행되는 이번 훈련에는 해외파 없이 K리그 선수들 위주로 소집됐다.
빅리그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무대를 한 차원 업그레이드된 경기력으로 호령하고 있는 이강인은, 지금은 팀에 없지만 9월 치러질 아시안게임에서는 분명히 핵심 자원으로 활용될 선수다.
황 감독이 이강인과 함께한 것은 지난해 3월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U-23(23세 이하) 아시안컵에서였는데, 당시 황 감독의 이강인 활용은 결과적으로 실패였다. 우리나라는 일본과 8강전에서 0-3으로 대패하며 일찌감치 짐을 쌌다.
황 감독은 이날 첫 훈련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아시안게임에서 이강인을 활용할 방안에 대해 말했다.
그는 “전체적으로 다 말하기는 어렵지만, 어떻게 쓸지 구상이 되고 있다”면서 “(소속팀에서는) 측면 미드필더로 많이 활약하고 있는데, 예전에 비해 굉장히 좋아진 모습이다. 다만, 다른 포지션에서 얼마나 경쟁력을 나타낼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시안게임 직전인) 9월 소집 때 시간적 여유가 있다. 그때 교감해서 이강인이 잘 뛰고, 좋아하는 포지션에서 뛸 수 있게끔 유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강인이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만큼, 현재 소속팀에서의 포지션인 측면으로 위치를 한정 짓지 않고, 본인의 뜻을 십분 고려해 대표팀에서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역할을 맡기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번 대표팀에는 엄원상(울산), 엄지성(광주), 송민규(전북), 양현준(강원) 등 K리그1에서 주전급으로 인정받는 2선 공격수들이 대거 포함됐다.
대신, 최전방의 무게감은 좀 떨어진다. 소집된 선수 중 소속팀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최전방 자원은 천성훈(인천) 정도다.
황 감독은 “스트라이커 부분에 고민이 많고, 측면 미드필더진에는 경쟁이 굉장히 심하다”면서 “K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소속팀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게 아시안게임으로 가는 길이 될 것”이라며 소속팀에서의 활약을 주문했다.
이어 최전방 포지션과 관련해 “와일드카드도 고민하고 있는데, 해외에 진출해 있는 선수는 소속팀 차출 문제가 있기 때문에 우려가 된다. 그래서 지금 플랜B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타깃으로 생각하는 선수가 안 된다면 다른 플랜도 생각해 가면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와일드카드 선발과 관련해서는 “10명 정도 가까이 풀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조금 부족한 포지션에 힘이 될 수 있는 선수들을 선발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와일드카드 선발 기준에 대해서는 ‘원 팀’이라고 못 박았다.
황 감독은 “토너먼트, 단기전이기 때문에 얼마나 한 팀으로 경쟁에 나설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원 팀으로, 한 가지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선수를 선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표팀에는 2019 폴란드 U-20 월드컵에서 준우승 신화를 쓴 선수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황 감독은 “세계와 경쟁에서 우위를 나타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과거의 영광이 현재를 장담해 줄 수 있는 건 아니다”라면서 “미래가 더 중요하다. 거기에 맞춰나갈 수 있는 선수들을 선발하겠다”고 말했다.
황 감독은 아시안게임, 올림픽 준비 과정마다 불거지곤 하는 A대표팀과의 차출 갈등 문제에 대해서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님과 원활하게 소통이 되고 있다. 큰 걱정 안 해도 된다”고 말했다.
현재 K리그가 한창 진행 중이다. 각 구단의 협조가 없었다면 이번 소집은 불가능했다.
황 감독은 “사실 내 계획은 1년 내내 소집하는 것”이라고 농담한 뒤 “각 구단 감독님이 좋은 기회를 주셨다. 짧은 시간이지만 선수들과 전술적으로 공유를 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hosu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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