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개인적인 감정으로 선수들에게 화를 낸 적은 없었습니다.”
2020년 12월 24일 프로축구 K리그1 울산 현대 지휘봉을 잡은 홍명보 감독의 가장 큰 업적을 꼽으라면 지난해 무려 17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것이다.
2005년 K리그 우승 이후 전북 현대에 밀려 오랫동안 ‘2인자’ 자리에 만족해야 했던 울산은 홍 감독 취임 두 번째 시즌 만에 챔피언에 오르며 ‘전통 명가’의 자존심을 되찾았다.
울산은 올해에도 개막 6연승으로 선두 질주를 이어갔고, 이후 2경기 연속 무승(1무 1패)으로 잠시 주춤했지만 14일 치른 하나원큐 K리그1 2023 13라운드에서 2위 FC서울을 3-2로 물리치고 5연승 행진을 이어가며 ‘단독 선두’ 자리를 확고히 다졌다.
13라운드까지 울산은 11승 1무 1패(승점 34)를 기록하며 2위 서울(승점 23)과 승점 차를 11점으로 벌렸다.
홍 감독이 사령탑을 맡고 나서 울산의 가장 큰 변화는 ‘연패’를 잊었다는 점이다.
2021년부터 울산은 연속 무승부는 있었지만, 연거푸 패한 적이 한 차례도 없다.
홍 감독 역시 ‘연패가 없다’는 것을 자신의 가장 자랑스러운 치적으로 꼽았다.
그는 연패가 없는 비결을 선수들과의 ‘긴밀한 소통’이라고 강조했다.
홍 감독은 “졌을 때 다음 경기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선수들과 함께 방법을 찾는다”라며 “팀이 졌다고 개인적인 감정으로 선수들에게 화를 낸 적이 한 번도 없다. 다음 경기에 필요한 게 무엇인지 이야기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선수들과 격의 없는 대화로 동기 부여를 하는 홍 감독은 취임 3시즌째를 맞아 ‘홍명보식 빌드업 축구’를 울산에 제대로 입히고 있다.
홍 감독은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지난해보다 상대의 역습에 의한 실점률이 30% 이상 줄었다”라며 “지난해까지 빌드업 과정에서 볼을 뺏긴 뒤 역습을 당해 실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올해는 그런 면에서 상당히 좋아졌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울산은 이번 시즌 13라운드까지 11실점에 그치면서 경기당 평균 0.85골만 허용하고 있다. K리그1 12개 팀 가운데 최저 실점이다.
더불어 13경기에서 26골을 쏟아내 경기당 2골을 기록, FC서울(27골·경기당 2.07골)에 이어 최다득점 2위를 기록하며 완벽한 공수 조화를 자랑하고 있다.
홍 감독은 “스코어에서 앞서고 있다가 후반에 안일한 플레이로 흐름이 바뀌는 장면이 올해에도 몇 차례 나왔다. 그래도 올해에는 팀이 전체적으로 느슨해지지는 않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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