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협회 “구단 측 어려움 인지…FIBA에 적극 사정 알리겠다”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프로농구 챔피언 안양 KGC인삼공사가 국제농구연맹(FIBA)이 주최하는 아시아 리그 우승팀 간 대회에 ‘개최지 문제’로 참가하기 어렵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인삼공사 측은 11일 “FIBA 아시아 챔피언스컵이 이라크에서 열리는데, 출전 시 선수단·사무국의 출장이 잦은 미국으로 입국이 어려워지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어 불참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라크는 회사 차원에서도 출장 금지 지역”이라며 “물론 대회가 다른 국가에서 열리면 출전할 수 있다. 이러한 입장을 KBL을 통해 대한민국농구협회에 전달했다”고 했다.
미국 정부는 ‘비자면제 프로그램 개선 및 테러리스트 이동방지법’을 적용, 2011년 3월 이후 이라크, 수단 등 국가를 방문·체류했다면 무비자 입국을 금지하고 있다.
국제기구의 초청 등 공무로 이라크를 방문한 경우 심사를 통해 허가하기도 하지만, 사실상 미국 정부 측의 재량에 따라 결정되는 만큼 입국이 까다로워질 공산이 크다.
올해 FIBA 아시아 챔피언스컵은 6월 20일부터 25일까지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열릴 예정이다.
FIBA 아시아가 공식 개최하는 이 대회에는 그간 우리나라 외 중국, 일본, 대만, 이란, 레바논, 필리핀 등 아시아 각국 프로리그 우승팀이 출전해왔다.
2018-2019시즌 우승팀 울산 현대모비스가 참가한 2019년 대회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여파로 중단됐다가 올해 4년 만에 열린다.
문제는 FIBA 주최 대회에 불참하는 국가의 농구협회에는 별도 징계가 부과될 수 있다는 점이다.
대한민국농구협회는 코로나19가 국제적으로 기승을 부리던 2020년 11월 FIBA 아시아컵 예선에 불참했다는 이유로 16만스위스프랑(약 2억4천만원)의 제재금을 내라는 징계를 받았다.
대회 장소인 바레인 내 코로나19 확산세를 고려, 선수단 안전을 위해 대표팀을 파견하지 않기로 한 데 따른 조치였다.
당시 농구협회는 대회 연기를 요청했지만, FIBA는 ‘모든 회원국은 대회 참가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면서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표팀은 지난해 2월에도 필리핀에서 열린 FIBA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선수단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발생했기 때문이다.
대회 실격 처리된 대표팀은 2024 파리올림픽 출전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FIBA가 올림픽 출전권을 세계 랭킹과 일정 부분 연동시킨 까닭에, 대표팀이 랭킹포인트를 쌓을 기회가 사라져서다.
농구협회 측은 “인삼공사의 어려움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협회가 우리나라 구단의 고충을 외면할 수는 없고, 또 이라크는 우리나라 외교부가 지정한 여행 금지 국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사정을 FIBA는 모를 수 있다. 적극적으로 연락해 알리고 대책을 강구해보겠다. 이미 공문은 보냈다”며 “FIBA도 개최지 문제에 대한 대안을 바로 내놓기는 어려울 수 있지만, 협회는 우리 구단을 위해 나서는 게 맞다”고 전했다.
KBL도 “FIBA 차원에서 이라크에서 대회가 열리는 데 따른 문제를 해결하도록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회신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전했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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