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령탑 교체 후 꿈꾼 ‘허니문’. 그러나 악재만 가득히 돌아왔다.
수원 삼성 블루윙즈는 지난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 모터스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12라운드 맞대결에서 0-3 완패를 당했다.
김병수 감독 부임 이후 치른 첫 경기였다. 직전 경기에서 인천 유나이티드를 꺾은 상황이었기에 내심 연승을 기대한 수원이었다.
그러나 과정과 결과는 최악이었다. 경기 시작 21초 만에 선제 실점한 후 기대했던 ‘병수볼’은 전혀 나오지 않았다. 몇 차례 전북 김정훈 골키퍼를 시험하는 슈팅을 때려냈지만 그게 전부였다. 결국 문선민, 그리고 백승호에게 멀티골을 헌납하며 올 시즌 최다 점수차 패배를 당했다.
김 감독이 추구하는 ‘병수볼’, 즉 수적 우위를 이용한 볼 소유와 패스 플레이가 전혀 나오지 않았다. 준비 기간이 짧았고 또 전력 구성이 워낙 좋지 않은 만큼 당장 대단한 결과를 내기는 어려웠다. 그럼에도 첫 경기 과정과 결과는 기대 이하였다. 경기 내용만 보면 3점차 이상의 대패도 충분히 가능했다.
단순한 1패도 아니었다. 바사니가 무릎 부상을 당했고 불투이스는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특히 바사니의 무릎 부상은 심각해 보였는데 그 역시 부상 직후 고개를 떨구는 모습을 보이고 말았다.
수원은 크고 작은 부상자들이 많은 팀이다. 완전한 전력이 아닌 상황에서 어려운 시즌을 치르고 있는 만큼 바사니와 같은 추가 부상자가 발생했다는 건 매우 큰 타격이다.
수원의 다음 경기는 오는 13일 만나는 강원 FC, 원정 경기다. 김 감독과는 분명 인연이 있는 팀이며 올 시즌 나란히 최하위권에 위치한 상대이기도 하다.
강원전에서 어떻게든 승점 3점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앞으로의 일정이 더욱 험난한 수원이다. 다음 상대가 1위에 올라 있는 울산 현대, 그 다음이 중위권의 강자, 최근 연승 행진을 달리고 있는 제주 유나이티드다. 강원전 이후 준비 기간이 어느 정도 있다고는 하지만 첫 경기만 봐선 마냥 긍정적으로 볼 수는 없다.
대위기가 찾아온 끝에 수원이 선택한 지도자가 바로 김 감독이다. 팀을 구원하기 위해 선택받았다면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결국 결과를 내야 한다. 부담이 크고 상황은 어렵지만 결국 해내야 하는 입장이다.
민준구 MK스포츠(kingmjg@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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