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다 좋은 기량을 가지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외국인 투수 에릭 페디의 이야기가 나오자 강인권 NC 다이노스 감독의 얼굴에는 밝은 미소가 번졌다.
지난 2015시즌 워싱턴 내셔널스 유니폼을 입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데뷔한 페디는 지난해까지 빅리그 통산 102경기(454.1이닝)에서 21승 33패 평균자책점 5.41을 거둔 우완 투수다.
다양한 구종과 지저분한 볼끝이 강점으로 평가받는 그는 지난시즌이 끝나고 드류 루친스키(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결별한 NC의 선택을 받아 KBO리그에 입성했다.
그리고 페디는 최근까지 연일 호투로 NC의 결정이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하고 있다. 현재 NC의 다른 외국인 투수 테일러 와이드너가 허리 부상으로 단 한 경기도 못 뛰고 있기 때문에 NC로서는 페디의 활약이 더욱 반갑다.
시범경기 기간 평균자책점 0.71(12.2이닝 1실점)을 올리며 가능성을 보여줬던 그는 정규리그 들어 NC의 에이스로 자리잡았다. 3일까지 6경기(38이닝)에 등판해 4승 1패 평균자책점 0.47이라는 비현실적인 성적표를 거두고 있으며, 특히 이닝당 출루 허용률(WHIP)는 0.89에 불과하다. 이닝당 대개 한 명의 주자도 출루시키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2일 LG 트윈스와의 홈 경기를 앞두고 만난 강인권 NC 감독은 페디의 강점을 묻는 질문에 밝은 미소와 함께 “하나로 말하기 어렵다. 모든 것이 좋다. 커맨드도 그렇고, 타자를 상대하는 운영이나, 모든 부분에서 뛰어난 능력치를 가지고 있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페디는 지난달 30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4-1 NC 승)에서 노히트노런이라는 대기록을 세울 뻔했다. 6회말까지 단 한 개의 안타도 한화에 허용하지 않은 것. 그러나 아쉽게 기록은 7회말 1사 후 채은성에게 좌전 안타를 내주며 불발됐다.
강 감독은 당시 상황에 대해 “(교체 시기가) 고민됐다. 투구 수는 차가고 있었고, 8회가 되면 100개가 넘어갔을 텐데 노히트를 하고 있으면 8회에 올려야 될지, 내려야 할지 고민을 하고 있었다. 다행히(?) 채은성이 안타를 쳐 주면서 교체했다”고 설명했다.
페디 전 NC에서 활약했던 루친스키 역시 뛰어난 활약을 선보인 우완투수였다.
2014년 LA 에인절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한 루친스키는 이후 미네소타 트윈스, 마이애미 말린스 등에서 활동했으며, 2019년 NC와 손을 잡고 KBO리그에 모습을 드러냈다. KBO리그 통산 성적은 121경기 출전에 53승 36패 평균자책점 3.06이며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세 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리기도 했다. 이후 그는 지난시즌이 끝난 뒤 빅리그 재도전을 위해 NC를 떠났다.
두 선수를 비교해달라는 질문을 들은 강인권 감독은 “(페디는) 일단 마운드에서 과감성이 있다. 타자를 상대로 볼을 많이 안 던지는 공격적인 투구를 한다. (이에 비해) 루친스키는 마운드에서 되게 신중한 모습이다. 자신이 마운드에서 완벽히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는 차이가 있다”면서도 “둘 다 좋은 기량을 가지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올 시즌 NC의 또 다른 외국인 투수 와이드너는 5월 말경 돌아올 예정이다. 강 감독은 “(와이드너가) 내일부터 불펜 피칭을 들어간다. 불펜 피칭한 후 라이브 피칭도 소화해야 하고 투구 수 빌드업을 하기 위해 길게 잡으면 5월 말이 될 것 같다. 진행 사항이 빨라지면 5월 중순이 될 수도 있다“며 ”와이드너도 분명 좋은 기량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생각하고 기대했던 것 만큼의 역할을 해줄 것으로 믿고 있다. 빨리 정상적으로 컨디션을 회복해서 돌아온다면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와이드너의 건강한 복귀를 바랐다. 한편 2일 LG와의 홈 주중 3연전 중 첫 번째 경기에서 3-5로 무릎을 꿇은 NC는 3일 구창모를 내세워 반격을 노린다. LG의 선발투수는 우완 외국인 투수 아담 플럿코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dl22386502@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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