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전서 시즌 첫 출전…수원은 0-1 패배로 개막 10경기째 무승
“볼 받아내려는 움직임과 반응속도에서는 자신감 생겼을 듯”
(서울=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75분간 그라운드를 누빈 수원 삼성의 ‘베테랑’ 염기훈(40)은 패배 속에서도 시즌 첫 승리를 향한 희망을 찾고자 했다.
수원은 지난달 3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10라운드 대구FC와의 홈 경기에서 0-1로 패배하면서 개막 10경기(2무 8패)째 무승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순위도 리그 12개 팀 중 최하위(승점 2)에 머물렀다.
마흔 살 염기훈이 올 시즌 처음으로 출전해 후반 30분 교체될 때까지 75분이나 뛰며 공격을 이끌었지만 수원은 결국 골망을 가르지 못했다.
염기훈은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나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누구보다 자책하고 있을 팀 동료, 후배를 위로하고 작은 성과를 얻었다고 자평했다.
어두운 표정으로 나타난 염기훈은 “첫 승을 올리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오늘 경기에서는 고립 상황에서 공을 좀 더 받아주려는 움직임과 반응 속도 등에서 좀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는데, 이런 부분에서는 자신감이 생기지 않았나 싶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팬에게 혼나는 것은 당연하다. 입이 10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오늘과 같은 모습이 다음 경기에도 나온다면 늦었지만 첫 승을 신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희망했다.
염기훈은 “2010년 수원에 온 뒤 솔직히 (승강전을 치른) 지난해가 제일 힘들 줄 알았는데, 올해가 지난해보다 더 힘든 부분이 있다”며 “그라운드에서 후배들에게 최대한 힘을 불어넣어 주려고 했는데 결과가 따라주지 않은 것 같다”며 아쉬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선발 명단에 염기훈을 올린 최성용 수원 감독대행은 이날 경기 전 인터뷰에서 “염기훈은 동계 훈련도 한 번도 쉰 적이 없을 정도로 늘 변함 없이 준비를 잘 해줬다”며 “기훈이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역할을 맡기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최 감독대행이 임시방편으로 지휘봉을 잡은 뒤 첫 홈 경기가 열린 이날 수원월드컵경기장에 성난 수원 팬들이 항의하는 의미로 응원 걸개를 거꾸로 내건 것에 대해 염기훈은 “지더라도 끝까지 하는 모습을 보이고 팬의 마음을 돌려 하루빨리 걸개가 똑바로 걸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soru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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