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스포츠 이규원 기자) 프로축구 K리그1 최다 9회 우승에 빛나는 전북 현대가 사령탑 공백 속 판정 시비 끝에 주축 2명이 퇴장당하는 악재까지 맞으며 수렁에 제대로 빠졌다.
전북은 29일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10라운드 홈 경기에서 강원FC에 0-1로 쓰라린 패배를 당했다.
경기 내내 몰아치다가 종료 직전 일격을 허용하며 홈에서 패한 전북(3승 1무 6패·승점 10·10골)은 9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개막 10경기째인데 여전히 하위권인 상황도 불만족스럽지만, 홍정호와 김문환이 격렬한 항의로 레드카드를 받아 다음 경기 출전이 어려워지면서 수비 공백도 불가피해졌다.
반면, 강원(4무 4패·승점 10·7골)은 경기 종료 직전에 터진 양현준의 마수걸이 득점이자 ‘극장 골’로 전북 현대를 꺾고 2승째를 챙기며 10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전북은 지난 23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원정 경기 후반 김상식 감독이 판정에 강하게 항의하다 즉각 퇴장당한 여파로 이날 김두현 수석코치가 임시로 지휘봉을 잡았다.
강원은 전반부터 제대로 웅크렸다. 전반 점유율이 27%로 크게 뒤진 강원은 슈팅은 1개, 유효슈팅은 하나도 없을 정도로 수비에 치중했다.
전북이 몰아치고 강원이 막아내는 양상이 후반에도 계속됐다.
후방부터 롱패스를 통해 라인을 올린 전북의 뒷공간을 공략하려 한 강원은 후반 18분 김대원이 수비가 없는 전방을 내달리며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중앙으로 함께 뛴 갈레고에 내주기보다 직접 골문을 노린 김대원의 슈팅이 김정훈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며 강원이 아쉬움을 삼켰다.
전북은 후반 43분 코너킥 상황에서 박진섭, 하파 실바, 구스타보가 차례로 슈팅을 만들며 막판 파상 공세를 폈지만 이광연 골키퍼의 선방과 강원의 육탄 수비에 결국 득점에 실패했다.
오히려 막판 골문을 연 쪽은 강원이었다.
추가 시간으로 주어진 4분이 모두 지나고 55초가 더 흐른 시점에서 양현준이 김건웅과 경합을 이겨내고 공을 몰고 전북의 페널티박스로 내달렸다.
3번의 드리블로 골키퍼 앞까지 전진한 양현준은 침착하게 오른발로 공을 띄워 시즌 1호 골을 터뜨리며 경기를 매조졌다.
이후 심판에 격하게 항의하던 홍정호가 옐로카드를 받아 경고 누적으로, 김문환은 레드카드를 받아 즉각 퇴장당했고, 강원의 승리로 격전이 마무리됐다.
■ 서울 4위서 2위로 ‘껑충’…한 경기를 덜 치른 울산과 3점차
FC서울은 득점 단독 선두로 오른 나상호의 멀티 골을 앞세워 ‘오심’의 아픔을 씻어내고 2위로 도약했다.
서울은 29일 경기도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10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수원FC를 3-0으로 물리쳤다.
시즌 6승째를 챙긴 서울(1무 3패)은 승점 19점을 쌓아 기존 4위에서 2위로 도약했다.
한 경기를 덜 치른 선두 울산 현대(7승 1무 1패·승점 22)와는 승점 3 차이다.
아울러 서울은 이번 쾌승으로 종료 직전 나온 오심 끝에 패배한 지난 26일 열린 강원FC와 원정 경기(2-3 패)의 아픔도 씻어냈다.
당시 팔로세비치가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어 동점을 만드는 듯했지만, 직전 공중볼 경합 상황에서 파울이 지적돼 득점이 무효가 됐다.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회는 다음 날 열린 평가소위원회에서 이를 오심으로 판단했다.
반면 이승우, 라스 등 주축이 부상으로 빠져 공격이 침체한 수원FC(3승 3무·승점 12)는 시즌 4패째를 당하며 6위에 머물렀다.
서울은 전반 21분 터진 한찬희의 선제골로 앞서갔다.
팔로세비치가 왼 측면을 파고든 후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받은 김신진이 페널티아크로 흘려준 공을 한찬희가 오른발로 감아 차 반대편 골대 상단 구석을 찔렀다.
전반 점유율을 무려 71%까지 올리며 공세를 편 서울은 후반 4분 역습 중 나상호가 오른 측면을 내달리다가 페널티지역에서 무릴로의 핸드볼 반칙을 유도해 또 득점 기회를 맞았다.
직접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나상호가 시즌 6호 골을 성공하며 2-0을 만들었다.
루빅손(울산·5골)을 제치고 득점 단독 1위가 된 나상호는 3분 후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멀티 골을 노렸지만, 골대를 강타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서울은 후반 17분 기성용까지 공격에 가세, 페널티박스로 쇄도한 후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수원FC의 골문을 위협했다.
노동건 골키퍼가 어렵게 쳐내며 수원FC가 당장 세 골 차로 끌려가는 일은 막았으나, 후반 22분 정재용과 양동현의 슈팅이 모두 빗나가는 등 좀처럼 반격 기회를 잡지 못했다.
수원FC의 공격이 주춤한 틈을 타 후반 27분 나상호가 멀티 골을 완성하며 서울이 기어코 3-0으로 달아났다.
박동진의 로빙 패스를 쫓아 페널티박스로 뛰어든 후 박철우와 경합을 이겨낸 나상호가 왼발로 낮게 깔아 차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위르겐 클린스만 대표팀 감독이 관전하는 가운데 제대로 눈도장을 찍은 나상호는 득점 후 활짝 웃으며 완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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