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외국인 투수 딜런 파일의 1군 데뷔전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스프링캠프 라이브 피칭 타구에 머리를 강타 당해 긴 회복 기간을 보낸 딜런이 후유증을 완전히 떨친 까닭이다. 자신을 기다려준 두산 구단에 은혜를 갚기 위해 딜런은 당장이라도 공을 던지고자 하는 의욕으로 가득 차 있다.
딜런은 4월 27일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퓨처스리그 더블헤더 2차전에서 선발 등판해 4이닝 1피안타 4탈삼진 3사사구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딜런은 총 69구를 던진 가운데 최고 구속 150km/h 속구(평균 145km/h)와 슬라이더(127~134km/h), 체인지업(130~134km/h), 커브(122~126km/h)를 섞어 KIA 타선을 상대했다. 투구 뒤 몸 상태에 큰 문제가 없다면 딜런은 5월 첫째 주 KBO리그 1군 무대 데뷔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두산 이정훈 퓨처스팀 감독은 “오늘(27일) 딜런의 등판을 두고 10점 만점에 8점을 주고 싶다. 투구수를 늘려야 하긴 하는데 지금 변화구 구종 종류와 제구 수준이면 1군 무대에서 충분히 통할 것으로 본다. 한국 야구 타자 스타일과 스트라이크 존에만 곧바로 적응하면서 자기 공만 던진다면 쉽게 점수를 주지 않을 투수”라고 평가했다.
이날 퓨처스리그 등판 뒤 MK스포츠와 만난 딜런은 “실전 두 번째 등판인데 전반적인 느낌이 좋았다. 최고 구속 150km/h도 미국에서 비슷한 수준이었기에 만족하는 부분이다. 나에겐 구속보단 제구가 더 중요하다. 제구 역시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투구수를 조금만 늘리면 되는데 나는 당장 1군에서 공을 던져도 상관없다”라고 전했다.
머리 강타 후유증은 완전히 떨친 딜런이었다. 딜런은 “머리 부상 부위와 관련해 현재 아무런 증상 없이 완전히 회복한 상태다. 어지러움도 없다. 특수 제작한 모자를 쓰긴 하는데 이게 멘탈이나 불안감과 관련한 영향이 있는 건 아니다. 다시 머리에 타구를 맞을 확률이 매우 낮지 않나. 그냥 안전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착용하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딜런은 재활 기간 KBO리그 경기를 TV 중계로 보면서 간접적인 적응에 돌입했다. 스프링캠프 때 칭찬이 자자했던 커브가 실전에서도 통하는 게 관건이다. 딜런은 “우리 팀 모든 경기를 다 시청했다. KBO리그에서 어떻게 던져야 할지 연구했다. 투수라면 최소한 좋은 결정구 하나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야구 커리어에서 그런 구종은 커브다. 실밥이 도드라진 KBO 공인구로 변화구를 구사하는 것도 편하다. 안정적으로 구사할 수 있는 커브가 얼마나 잘 통할지에 따라 KBO리그 적응을 빨리 하지 않을까 싶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두산 이승엽 감독은 딜런의 1군 데뷔전을 5월 4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으로 구상 중이다. 딜런도 다음 주 1군 데뷔전 가능성을 두고 차질 없이 준비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딜런은 “불운한 부상 상황이 찾아왔지만, KBO리그 무대는 나에게 엄청난 기회다. 두산 구단이 나를 기다려준 건 정말 감사한 일이다. 구단이 옳은 판단을 했다고 밖으로 증명하는 건 내 몫이다. 구단에 은혜를 꼭 갚고 싶다. 또 내가 빠진 상황인데 팀 동료들이 더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1군에 올라간다면 선발 등판할 때마다 팀 승리의 발판을 마련해주면서 한국시리즈 우승 도전까지 힘을 보태고 싶다”라고 힘줘 말했다.
김근한 MK스포츠 기자(forevertoss@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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