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가 있어 좋습니다.”
대한항공의 베테랑 세터 유광우는 2022-23시즌 통합우승을 통해 기록을 새롭게 썼다. V-리그 최초로 두 손 가득 우승 반지를 채운 선수가 됐다. 즉, V-리그 역대 최다 우승 기록을 쓴 선수를 묻는다면 유광우를 말하면 된다.
유광우는 인하대 출신으로 2007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2순위로 삼성화재 지명을 받았으며, 이후 삼성화재 7연패와 대한항공 3연패를 하며 열 손가락 가득 우승 반지를 채웠다. 프로 통산 436경기에 출전했다.
최근 MK스포츠와 인터뷰를 가진 유광우는 “시원섭섭한 느낌이 든다. 벌써 10번째 우승을 했다는 것에 대한 뿌듯함과 시원함이 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우승할 때마다 느낌은 똑같다. 한 살 한 살 먹어가면서 우승의 무게가 나에게 오는 게 다르다. 나는 선수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좋은 선수들 만나서 재밌게 배구하고 우승도 많이 한다. 좋은 선수들을 만난 덕분이다”라고 덧붙였다.
유광우는 2022-23시즌 끝나고 대한항공과 FA 계약을 체결했다. 선수 생활을 하면서 큰 문제가 없다면 3년은 대한항공에서 선수 생활을 보낼 예정이다.
그는 “팀에서는 3년 보장을 해줬고, 이게 마지막이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내가 몸이 허용하고, 실력이 허용된다면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 그리고 도움을 줄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동갑내기 세터 한선수에 대한 생각을 어떨까. 두 선수는 2019년부터 대한항공을 책임지고 있다.
유광우는 “편한 것 같다. 서로 그냥 밀어주고, 당겨주고 그러니 좋다. 선수가 있어 되게 좋다. 이제는 한 시즌 끌고 가기에 벅찬 감이 있는데 지금은 좀 그런 게 없다”라고 말했다.
올해로 한국나이 39세, 큰 목표를 세우지는 않았다. 언제든 은퇴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유광우다.
그는 “처음에 큰 부상이 있었다. 그래서 언제든지 은퇴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내 몸이 허용되는 한까지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 솔직히 3년, 4년 더 하고 싶다고 말하지만, 나이를 정해놓고 싶지 않다. 내년이라도 그만둘 수 있다. 커트라인을 정해놓지는 않았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마지막 목표는 우승을 몇 번 더 하고 싶다. 소원이 있다면, 우승하는 자리에서 멋있게 은퇴라는 걸 한 번 해보고 싶다. 선수로서는 그게 제일 멋있는 마지막이지 않을까. 기회가 된다면 최다 우승 기록도 남겨보고 싶다”라고 웃었다.
이정원 MK스포츠 기자(2garden@maekyung.com)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