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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영과 경쟁하던 그 선수… ‘태국 1호 세터’ 폰푼, 김호철 감독의 절대신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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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쿼터로 IBK기업은행 유니폼을 입게 된 태국 대표팀 세터 폰푼. /사진=FIVB
아시아쿼터로 IBK기업은행 유니폼을 입게 된 태국 대표팀 세터 폰푼. /사진=FIVB

“맡겨두고 해보라고 하고. 필요한 게 있으면 조언해주는 게 맞는 것 같다.”

처음 도입된 KOVO 여자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의 관심사는 태국 국가대표팀 세터 폰푼 게드파르드(30·173㎝)를 누가 차지할지였다. 행운의 주인공은 화성 IBK기업은행이었고 명세터 출신 김호철(68) 감독은 새로 합류할 이적생에 대해 전폭적인 신뢰를 나타냈다.

폰푼은 21일 서울시 마포구 상암 스탠포드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3 KOVO 여자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서 1순위 지명권을 얻은 IBK기업은행의 지명을 받았다.

V리그 역사에 첫 태국 국적 세터로 이름을 올렸다. 묵직한 존재감의 세터 이탈과 이후 봄 배구 좌절, 그리고 명세터 출신 감독의 부임과 폰푼의 영입까지. 마치 운명과 같은 행보다.

폰푼은 국내 배구 팬들에게도 익숙한 이름이다.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빠르고 변칙적인 토스로 한국을 괴롭히기도 했던 선수고 일본, 폴란드 등을 거쳐 지난 시즌엔 학폭 이력으로 인천 흥국생명에서 방출된 세터 이다영의 소속팀 루마니아 라피드 부쿠레슈티로 이적해 경쟁을 펼치기도 했다.

1순위로 지명을 받은 뒤 소감을 밝히고 있는 폰푼. /사진=KOVO
1순위로 지명을 받은 뒤 소감을 밝히고 있는 폰푼. /사진=KOVO

이다영과 폰푼 모두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어서 제대로 된 경쟁이 이뤄지진 못했지만 태극마크를 달고 뛰었던 이다영과 비교 대상에 오를 만한 실력자라는 건 V리그에서도 상위권 세터로 활약할 수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주전 세터 조송화의 이탈 등으로 내홍을 겪은 IBK기업은행은 이후 김호철 감독을 선임해 분위기를 수습했지만 2시즌 연속 봄 배구 진출에 실패했다. 김호철 감독은 김하경(27) 키우기에 매진했지만 여전히 아쉬움은 있었다.

김호철 감독은 폰푼에 대한 굳건한 신뢰를 나타냈다. 그는 “우리가 추구하는 템포와 높이를 살린 공격에 적격인 선수”라며 “폰푼은 자기만의 배구가 있는 것 같다. 그걸 많이 건드릴 필요는 없다. 세터한테 맡겨두고 해보라고 하고 필요한 게 있으면 조언해주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역 시절 이탈리아 리그에서 맹활약했던 김호철 감독이기에 코트의 사령관인 세터가 의사소통이 원활치 않은 국가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는 것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김 감독은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그는 “세터는 팀을 리드하는 사람이다. 자기 생각대로 하도록 만들어줘야 하는 게 지도자의 역할”이라며 “지도자 머릿속에 가둬놓고 가르치려하면 경직된 플레이를 할 수밖에 없다. 능력이 있고 재능이 있으면 마음껏 하게끔 열어두고 도와주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폰푼을 얻은 김호철 감독이 소감을 전하고 있다. /사진=KOVO
폰푼을 얻은 김호철 감독이 소감을 전하고 있다. /사진=KOVO

호랑이 감독으로 알려져 있는 그이기에 폰푼에 대한 신뢰가 어느 정도인지를 잘 알 수 있는 발언이다. 폰푼을 당장 팀의 주전으로 활용할 수 있는 ‘완성형 세터’로 평가한 것이다.

“세터는 많은 영향을 요구한다. 빨리 한국어를 배워 선수들과 친하게 지내고 싶다”고 소감을 밝힌 폰푼이지만 우려도 따른다. 태국 대표팀의 핵심 선수인만큼 비시즌 기간 대표팀에서 뛰다가 뒤늦게 합류할 예정이다. 시즌 전 IBK 선수단과는 손발을 맞출 기회가 충분치 않을 수 있다.

오프시즌 동안 주전 미들블로커 김수지가 인천 흥국생명으로 떠났고 대신 아웃사이드 히터 황민경이 합류했다. 많은 변화를 준비하고 있는 김호철 감독이기에 더욱 우려가 커진다.

그러나 김호철 감독은 “폰푼의 합류와 무관하게 올해는 전부 움직이는 배구를 하자고 말했다”며 “많이 움직이는 배구를 하기 위해 이미 체력 운동을 시작했는데 마침 1번(지명권)을 뽑아 폰푼을 데려오는 행운이 따랐다. 우리 선수들을 빠르게 움직이게끔 만들고 (폰푼과) 함께 맞춰가는 팀으로 완성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폰푼 또한 “항상 연습하고 발전하고 있다. 팀에 맞춰 연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다만 폰푼이 주전 자리를 확보했다고 장담하긴 어렵다. 김호철 체제에서 김하경은 꾸준히 출전 기회를 얻어내며 태극마크를 달 정도로 급속도로 성장했다. 분명한 건 둘의 선의의 경쟁이 IBK기업은행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이다.

머니투데이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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